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상생 금융 방안 마련을 종용하고 있다. 당국이 동행 의사를 밝히면서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 역시 상생 방안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개 은행장과 상생 금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일에도 금융지주 회장단과 만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이자 부담 완화 방안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번과 같이 간담회에서는 상생 금융의 구체적인 방안과 규모는 논의 되지 않았다. 김 주현 위원장은 "규모와 방안은 지난 지주회장 간담회 때 나온 그 이상으로는 없었다"며 "은행이 대상 대출 규모가 얼마나 되고 상황이 어떤지 등을 파악하는 게 다 마무리 됐을 거 같은데 그걸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저희가 이제 이번에 이제 은행권이 지원하는 방안하고 이렇게 필요하면 같이 하든지 그렇게 해서 이것도 조만간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상생 금융안 규모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횡재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약 2조원 규모다.

지원 방향은 이자 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안에 이어 이번 간담회에서 제2금융권 차주 대환대출, 중저신용자 포용 확대 등을 언급했다. 은행권은 금리 자체를 인하하기 보다는 우회적인 방안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과 중저신용 차주에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 은행도 상생 실천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외국계 은행과 인뱅을 딱 찍어서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니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있다"고 언급했다.

당국은 이 자리에서 은행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회의에서 국민이 원하는 은행 산업의 미래 모습이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했다"며 "정직하고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어려울 때 도와주고 첨단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똑똑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장께서 내부통제도 열심히 하겠다고 이야기 하셨는데 저는 제도적인 이슈가 아니라 '우리가 돈을 많이 벌었는데 어떻게 해서 많이 번 것인지 버는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문제나 은행이 지는 리스크가 없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 그 과정에 정당성을 갖는 과정이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가계부채 위험 수위라는 우려에는 "은행 담보도 안정적이고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뭄에 이것 때문에 당장 은행이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가 성장이 잘 안되는 만큼 국가 전체 차원에서 가계부채가 너무 급격히 빨리 늘어나지 않도록 같이 좀 신경을 써서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 수장 간 간담회가 잦은 점이 '관치'라는 주장에는 "금융산업의 특징은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면도칼같이 정교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금융사도 당국이 뭘 생각하는지 이해하고 우리도 금융사가 뭘 생각하는지 이해해야 하는 만큼 만나서 이야기하는 걸 관치라고 비난할 순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내달 중 보험사 사장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