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증권사들이 최근 4년 동안 부동산PF 담당 임직원들에게 8510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PF 리스크의 부실이 확정될 경우 이연 성과급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한국투자·미래에셋·KB·키움·NH투자·신한투자·삼성·하나증권 등 9개 증권사가 2019~2022년 지급한 부동산PF 관련 성과급은 8510억원이었다.
성과급 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4년간 3550억원을 지급했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담당 인력은 4년간 평균 223명으로 45∼172명 수준인 다른 증권사보다 많아 성과급 지급 규모도 컸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411억원), 미래에셋증권(840억원), KB증권(824억원), 키움증권(596억원), NH투자증권(518억원), 신한투자증권(374억원), 삼성증권(240억원), 하나증권(158억원) 순이었다.
저금리 시대 호황을 보였던 증권사 부동산 PF 사업은 최근 금리 인상기를 맞아 진행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서 개발·분양 실패로 부실화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증권사는 보통 본 PF사업 전 브릿지론이나 대출을 담보로 한 유동화증권(ABCP 등) 발행 매입약정 등 보증 형태로 수수료를 받는다.
금리상승으로 사업이 부실화되면 보증채권 대납 인수 또는 보유채권 손실로 회사 손실이 급증한다. 향후 부실이 확정되면 과거 발생한 이연 성과급 환수 사태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급은 일시지급, 이연 지급으로 구성되는데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성과보수의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해 지급해야 한다.
이용우 의원은 "부동산PF 사업이 부실화되는 상황에서도 높은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된 것은 부적절하다"라며 "부동산PF 부실 여부에 따라 향후 책임있는 임직원에 대해 철저히 성과급 환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렸던 국감에서 메리츠증권 임원들의 성과급 규모를 꼬집기도 했다. 윤 의원은 "국민은 금리 때문에 고통받을 때 뒤에서 웃으면서 30~40억을 받아가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금융시장은 불안해지는데 증권사 임직원들은 돈잔치만 한다"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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