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의 실적이 부동산PF와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져로 갈렸다.

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 산하 6개 증권사(KB·NH투자·하나·신한투자·하이투자·BNK투자)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뚜렷한 '상고저하'가 나타났다.

하나증권과 BNK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섰고, 3분기도 적자가 이어졌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2491억원을 기록했으나 3분기 185억원 순손실을 입었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16억원, 당기순이익 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겨우 면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는 올해 누적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28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143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신한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순이익이 60% 가량 감소했고, BNK투자증권은 74% 감소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지만, 올해 1분기를 고점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는 금리 안정화 영향으로 증권사들이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2·3분기 실적은 업체별로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3분기에는 국내 부동산PF와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쳐가 많은 증권사의 실적이 크게 저조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PF와 브릿지론이 1조6000억원, 해외 익스포져 상업용 부동산이 1조3000억원으로 충당금이 쌓이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BNK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상반기 기준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져는 6448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59.1% 수준이어서 양적부담이 큰 상황이다. 중·후순위 약정 비중은 92%, 브릿지론은 41%여서 질적 위험도 높다. 영업환경이 저하되면서 IB부문 수익은 전년동기대비 64.0% 줄었다. 

IB 및 운용 업황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 현상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반짝 투심을 불러 일으킨 2차전지 종목은 4분기 내리막을 걸었다. 키움증권발 CFD사태와 미수거래 허용에 따른 시장 불신도 확대되고 있고, 은행 금리가 높아지면서 예탁금 규모와 거래 규모도 감소하는 추세다. 

김예일 수석연구원은 "하반기 기업어음 평가 시 부동산금융 건전성 저하 및 사업기반 위축에 대비한 사업구조 개편, 이익창출력과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점검할 것"이라면서 "부실화 발생 규모와 지속성, 회사별 사업적, 재무적 대응력에 따라 신용도가 차별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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