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강도 높은 질책을 받았다.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거래정지 이전 내부정보를 습득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전량 매도해 차익을 남긴 것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최 대표는 사전에 습득한 정보가 없었다고 강조하며 금융감독원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최 대표는 17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감에 이화전기 거래 정지 사태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1년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했다. 이후 올해 5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구속으로 이화전기 주식이 거래정지되기 직전 지분 32.22% 전량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이를 두고 내부정보를 미리 알고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최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메리츠증권은 내부통제가 미비한 것"이라며 "하지 말아야 할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한 것으로 이것은 메리츠증권이 투자자로서 증권회사로서 소액주주를 기만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용우 의원은 "김영준 이화전기 회장은 주가조작 전과가 있는 사채업자 출신"이라며 최 대표에게 "이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최 대표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라고 하자 이 의원은 "메자닌 발행자의 평판 리스크는 고려하지 않고 돈만 잘 벌고 확보하면 된다는 식으로 들린다"라며 "거래 상대가 누군지도 몰랐다는 건 상대방 리스크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메리츠증권에 투자심의서 사본을 요청했더니 영업비밀이라고 제출을 거부했다. 국감을 네 차례 진행하는 동안 투심자료 제출 거부는 처음 봤다"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메리츠증권의 이아이디 BW 신주전환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질의를 이어갔다.
이아이디 주가는 5월10일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캐나다 노람리튬과 리튬 광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급등했다. 메리츠증권은 4월18일 이아이디 주식 1062만6992주를 장내 매도했다. 앞서 4월4일 이아이디 BW에 대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이다. 이화전기와 이아이디의 주식 매각으로 메리츠증권이 거둬들인 이익은 약 33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투자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최 대표에게 "우연히 차익을 얻었나. 우연이 아니라면 범죄"라며 "그러나 증인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최 대표는 "전혀 몰랐다는 정황 세 가지가 있다"며 "거래정지 3주 전에 이화전기에 전환신청하면서 담보권을 상실했는데, 사실을 예지했다면 전환신청을 전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거래정지 6일 전 이화전기 관련 유가증권 279억원을 추가 인수했다. 거래정지 회사라고 판단했다면 결코 추가로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거래정지 당일 이화전기가 메리츠증권에서 300억의 주식을 프리미엄을 주고 샀기 때문에 거래정지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 대표가 증언할 동안 유튜브 실시간 채팅창에선 '불'이 났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먹튀 메리츠증권 특검하라", "메리츠증권 철저히 수사하라", "와 시청률 대폭 증가 중", "메리츠증권 거짓말한다", "이용우 의원님 응원합니다"라는 댓글을 연달아 올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메리츠증권이 메자닌 투자를 통해 자금을 공급한 기업 중 18곳이 횡령·배임, 부도 및 회생절차, 감사의견거절 등을 이유로 거래정지됐다.
메리츠증권이 메자닌 투자로 이들 18개 기업에 공급한 금액만 해도 7800억원에 달한다.
또 메리츠증권 IB본부 직원들은 2019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A사의 CB발행 주선과 투자 업무를 담당하면서 직원 본인과 가족, 지인 자금을 모집해 CB를 취득했다. 가족·지인 명의로 조합(1차) 및 특수목적법인(SPC, 2차)에 자금을 납입한 후, 조합과 SPC를 통해 CB를 취득·처분하면서 수십억원 상당의 수익을 거뒀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메리츠증권 임원들의 성과급 규모를 꼬집었다. 윤 의원은 "국민은 금리 때문에 고통받을 때 뒤에서 웃으면서 30~40억을 받아가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금융시장은 불안해지는데 증권사 임직우너들은 돈잔치만 한다"라고 거들었다.
이용우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정무위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이화그룹의 매매거래 정지 이전에 메리츠증권의 매각이 이루어졌는데 우연이라고 보느냐"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복현 원장은 "지적한 부분을 유념하고 있다. 조사가 필요하다"라며 "강한 조사 수서의 단서로 삼을 수밖에 없는 정황인 것은 틀림없다. 내부적으로 건강해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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