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올해 2월, 4월, 5월에 이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묶었다.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국 한국은행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1.75%p가 유지됐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점은 부담이다.

연준은 현지 시각으로 오는 25일에서 26일 정례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0.25%p만 올려도 한미 금리 차는 2%p 수준으로 벌어진다.

한미금리차 확대에도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는 건 경기와 금융안정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 2.7%)이 21개월 만에 2%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굳이 무리하게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감지된다. 가뜩이나 수출 부진과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불안한 경기와 금융을 더 위축시킬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가 바닥을 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반등 시점을 확신할 수 없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까지 34억4000만달러 누적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경상수지가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 경제가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여전해 반등 시점은 물음표가 달려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포인트 낮췄다.

앞서 지난 5월 말 한국은행도 반도체 등 IT 경기 회복이 뚜렷하지 않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기대보다 작다며 성장률 눈높이를 1.4%까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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