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하루 앞두고 또다시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창용 총재가 금리차를 두고 "격차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말한 만큼 상승 압력보다 경기둔화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한미 간 금리차보다 금리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2.00%p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 총재는 내외금리차에 "한미 금리차가 커지는 것에 외환시장 불안이 커질까 봐서 걱정"이라며 "다행히 미국이 한 번 정도 올리고 멈출 것이란 게 국제시장 주요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미 간 금리차는 원화 약세와 해외 투자금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1342.6원으로 9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후 이날 1340.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가계부채 증가도 금리 인상 압력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9조5000억원(0.5%) 늘어나며 3분기 만에 전 분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2분기 가계신용 증가 폭은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 4분기(17조4000억원) 이후 분기 최대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한국은행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2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9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 대상 설문 결과 응답자 92%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경기둔화 우려 탓이다. 올해 중국의 부동산발 경제 위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리오프닝에 따른 수혜가 크지 않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3.4%에서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3.5%로 인상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 지난해 3%p 금리를 올린 건 가계부채나 변동금리 위주 채권구조를 볼 때 미국이 5%p 올린 것보다 더 올린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미 간 금리 격차에는 "당장의 격차보다는 9월에 미 연방준비제도가 정할 앞으로의 금리 방향성과 그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반응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5월 금통위 정례회의 당시 금통위원 전원이 연내 금리 상단을 3.75%까지 열어뒀으나 현재 경기둔화 우려 문제가 큰 만큼 4분기에야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 중국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불안을 감안하면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연준의 7월 금리 인상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11월 인상 가능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