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둔 가운데 기준금리는 현 3.5%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기준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 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 경제지표 회복이 더뎌지면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 여부에 시장 관심이 모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와 경제전망치를 발표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을 마무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 기준금리도 7회 연속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 동결로 2% 물가 목표치 달성까지는 충분히 제한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과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전체적으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성명서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를 좀 더 긍정적인 문구로 수정하면서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도 경제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51개 기관 100명의 채권 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96명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3명은 0.05%p 인하를 전망했고 1명은 0.25%p 인하를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의 물가상승률 역전과 국내 가계부채 급등 영향으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아직 회복세에 접어들지 않은 점도 가계부채 동결을 내다보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은행은 2회 연속으로 202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2월 중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하며 경제 성장률을 2.4%로 내다봤으나 효과가 여의치 않자 5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각각 0,1%p씩 예상치를 낮췄다.

'상저하고' 예상과 달리 경기 회복이 요원해지면서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3.4%로 올해 2월 대비 0.6%p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의미한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97.2로 전월 대비 0.9p 하락했다. CCSI는 올해 9월 이후 꾸준히 100선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지수가 100 이하일 경우 2003년~2022년 장기 평균 대비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지난 9월 54억 달러 흑자를 내며 5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경상수지 역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어 성장률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2%로 내다봤다. 이는 2022년 대비 0.4%p 감소한 수치다. 이마저도 2023년(1.4%) 낮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민간소비는 올해(1.9%)와 비슷한 수준인 1.8%, 건설투자는 -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민간소비는 고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심리도 다소 위축됐다"며 "설비투자가 감소로 전환했으며 건설투자는 아직까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건설업 경기 악화에 따른 건설수주 부진으로 향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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