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이 유력하던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이 무산되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권 수장들이 대거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당국은 회장 선임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관치’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신한금융지주는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의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당초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실적 성장과 그룹 외연 확장 등을 통해 신한금융을 ‘리딩뱅크’로 올리고 사법 리스크도 해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회장이 세대교체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용퇴하고 진 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계속되는 관치 논란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일정 부분에 대한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CEO 선임에 개입한 일은 없다면서도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손태승 회장에 대한 징계 확정 당시에도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임 시도 중단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권은 금융지주 수장의 자리가 줄줄이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곧 임기가 끝나는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NH농협금융은 내주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손병환 회장은 지난 2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연임이 유력했지만 최근 기류가 급격히 바뀌었다. 차기 회장 하마평에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등 관료 출신 인사가 후보로 거론된다. 이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내고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다.

우리금융에서는 경제 관료 출신들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후임에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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