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국내를 벗어나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며 수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해외투자가 다시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전일 인도네시아 할부금융사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PT Batavia Prosperindi Finance) Tbk’ 인수 승인을 확정했다.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PT Batavia Prosperindi Finance) Tbk’는 총자산 9200만 달러(한화 1200억원), 임직원 1100여명 규모의 중견 업체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72개의 영업망을 바탕으로 한 할부금융과 중장비 리스사업에 강점이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3월 976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의 85%를 매입했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3개월 만에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을 받았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법인 중 최단 기간 승인이다.

우리카드 측은 김정기 사장의 적극적인 진출 의지와 주아세안대한민국대표부 산하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 등의 협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 안으로 지분 인수거래를 마치고 인도네시아 법인을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2016년 ‘투투파이낸스’를 통해 미얀마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투투파이낸스는 소액대출업을 통해 설립 3년만인 2019년 흑자 전환을 기록했고 지난해 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동남아시아 공략에 주력하는 것은 다른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신한 파이낸스 카자흐스탄 법인에 183억원의 지급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 파이낸스는 신한카드의 첫 번째 현지법인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8년 ‘KB대한 특수은행’을 통해 캄보디아 시장에 진출했고 2020년에는 ‘KB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여기에 지난해 태국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16일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고 동남아 등 해외 동반 진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정부의 포용 금융 확대에 맞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카드의 경우 올해 초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에 2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에 4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카드사 중 가장 많다.

최근 자체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BC카드 역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BC카드는 베트남 포스 단말기 공급사 ‘와이어카드 베트남’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와이어카드 베트남’은 베트남 주요 은행과 전자결제 사업자에 결제 단말기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동남아시아는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현금 소비율이 높다. 언뜻 카드사에 불리한 시장인 것 같지만 현재 동남아시아는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데다 모바일 보급률이 아주 높다.

아일랜드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억7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베트남 신용카드 할부액은 2021년 6억971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계좌가 없는 도시 인구 중 13%가 전자지갑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컨설팅 기업 ‘BCG’는 2025년까지 전자지갑 이용 비중이 59%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자지갑 등 모바일 결제가 주된 거래 도구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간편결제 플랫폼 개발 기반이 갖춰진 국내 카드사에는 매력적인 시장인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무이자 할부 이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기존 국내에서 사업을 이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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