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직전 5년(2021~2025년) 동안 국내에 투자했던 89조1000억원을 36조1000억원가량 상회하는 규모다. 125조2000억원을 연평균 투자 금액으로 환산하면 25조400억원으로, 직전 5년 연평균 투자액 17조8000억원 대비 40% 이상 증가한 액수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중장기 국내 투자 결정은 그룹의 근원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차원으로,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 허브로서 대한민국의 위상 강화, AI·로봇 산업 육성 및 그린 에너지 생태계 발전 등을 통해 국가 경제 활력 제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투자 금액 125조 2000억원을 유형별로 분류하면 AI, 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신사업 50조5000억원 △R&D 투자 38조5000억원 △경상투자 36조2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이번 투자는 국내 AI·로봇 산업 육성과 그린 에너지 생태계 구축, 지역경제 활성화를 핵심 목표로 한다. 향후 5년간 AI 기술 고도화를 중심으로 한 로보틱스 분야 집중 투자로 국내 AI·로봇 혁신 생태계 조성이 추진된다.

각 지역 생산 거점 고도화 및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서남권 PEM 수전해 플랜트 구축 등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동시에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안정화를 위한 상생 지원도 강화한다. 올해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가 부담하는 대미 관세 전액을 지원하고, 수출 지역 다변화와 전기차 마더팩토리 육성 등을 통해 한국 생산기지의 전략적 위상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지난해 218만 대였던 완성차 수출은 2030년까지 247만 대로 확대하고, 이 중 전동화 차량 수출은 69만 대에서 176만 대로 2.5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고전력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며, 자율주행차와 피지컬 AI 로봇 등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저장·처리할 PB(페타바이트)급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또한 피지컬 AI 어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해 로봇 기술 검증 및 산업 현장 실증 기능을 강화하고, 로봇 완제품 제조 및 중소기업 위탁 생산까지 가능한 로봇 파운드리 공장도 함께 조성한다.

기존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로봇 부품 R&D 진출도 적극 지원해 핵심 부품 국산화와 고부가가치 수출을 유도할 계획이다.

수소 생태계 구축도 병행된다. 서남권에 1GW 규모 PEM 수전해 플랜트를 세우고, 인근에 수소 출하센터·충전소 등 인프라를 조성한다. PEM 수전해기 및 수소연료전지 부품 생산시설도 함께 구축해 글로벌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며, 향후 AI·수소·V2X 기술을 접목한 '수소 AI 신도시' 조성도 검토할 예정이다.

투자 지역은 울산, 창원, 광주, 전주, 아산, 진천, 서산, 충주, 천안, 대구, 경주, 김천, 화성, 광명, 평택 등 전국으로 확대된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내년 준공되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기아도 화성에 PBV 전용 전기차 거점 조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LNG 자가발전소를 건설하고 고로 효율 개선에도 수천억원을 투자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국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확대에 나선다.

모빌리티 분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율주행, 자율제조, SDV, 수소에너지, 전동화 등 신사업 분야에 50조5000억원을 집중 투입한다. AI 기반 딥러닝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Atria AI)' 개발과 42dot·모셔널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공정 운영을 AI가 스스로 최적화하는 자율제조 기술 확보도 추진한다.

또한 SDV 전환을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레오스(Pleos)' 개발, 2026년 하반기 SDV 시험차 공개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체제로의 이행도 가속화한다. 전동화 전략도 고도화해 주행거리 900km급 EREV, 다양한 배터리 기술 내재화 등을 통해 상품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인다.

R&D 부문은 후륜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지역 특화 차량 개발 등에 집중되며, 경상투자는 제조설비 효율화, 고객 서비스 거점 확대,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건립 등에 활용된다.

협력사 상생 프로그램도 강화된다.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들이 부담하는 대미 관세를 전액 지원하며, 직접 거래가 없는 2~3차 협력사까지 포함해 약 5000개 기업에 운영자금, 원자재, 수출 지원 등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미래 모빌리티 부품 R&D, 스마트공장 도입, ESG 체계 구축, 우수 인재 채용 등도 지원해 중소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장기 국내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대한민국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협력사 관세 지원과 상생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함께 높여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