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반도체·AI·에너지·바이오 등 주력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2028년까지 총 128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단행한다고 16일 밝혔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 공정 첨단화, AI 인프라 구축 등 산업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 시기와 범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AI 3대 강국' 실현과 국내 산업 생태계 고도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AI 산업 생태계 확장, 반도체 고도화, 첨단산업 기반 강화를 목표로 한다. 특히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확대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투자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정확한 금액은 추계 중이며, 최종적으로는 팹(Fab) 4기 완공 시점 기준 총 투자 규모가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건설 예정인 팹은 1기당 SK하이닉스 청주 M15X 캠퍼스 6기와 맞먹는 규모다. 수요와 업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자 속도를 조절하되, AI 고성능 공정 확대와 첨단 설비 투자 수요에 따라 기존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현재 연간 8000명 이상을 채용하고 있으며, 반도체 공장 가동에 따라 팹 1기당 최대 2만명까지 직간접 고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팹 일부 오픈 시마다 최소 2000명 이상 추가 고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정부와 함께 약 8600억원을 투입해 첨단 반도체 개발용 미니 팹 '트리니티 팹'을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내에 구축 중이다. 트리니티 팹은 실제 양산 라인과 동일한 환경의 12인치 웨이퍼 기반 인프라를 갖춘 개방형 플랫폼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개발 제품의 양산성을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해당 시설은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며, 연구기관·스타트업·학계 등 다양한 주체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AI 인프라 확충도 병행 중이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울산에 하이퍼스케일급(100MW)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을 건설 중이며, 2027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센터는 동북아 AI 허브로의 기능이 기대되며, 수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SK는 오픈AI(OpenAI)와 함께 한반도 서남권 지역에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파트너들과 협력해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