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최근 러시아에서 상표권을 연장 등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철수 2년 만에 현지 시장 복귀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러시아 재진출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로스파텐트) 데이터베이스에 자사 로고를 포함한 상표를 다수 등록했다. 이번에 등록된 상표권의 유효 기간은 2034년까지다.
현지 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상표 등록을 통해 현대차는 러시아 내에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상표 사용 권리를 다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상표권은 통상 현지 사업 운영을 위한 기초 자산으로 분류돼 복귀를 염두에 둔 사전 정비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특히 현대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기업에 매각한 지 2년이 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현대차는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현지 자산 100%를 매각하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당시 계약에는 2년 내 공장을 다시 인수할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됐고, 거래 금액은 1만 루블(약 14만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계약은 2024년 1월 마무리됐다.
상표권 갱신 시점이 재매입 기한과 맞물리면서,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 재진입을 준비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현대차는 이러한 해석에 선을 그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상표권 등록은 기존에 보유한 권리에 대한 정기적인 갱신 절차일 뿐"이라며 "러시아 사업 재개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하며 러시아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했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같은 해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공장을 인수한 아트파이낸스의 자회사 AGR자동차그룹은 이후 현대차가 생산하던 '솔라리스' 등 브랜드명을 유지한 채 차량 생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