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mgae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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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한도 관리 강화로 신규 대출이 감소하고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 비용을 낮추는 요구불예금 유치와 기관 영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가계대출 증가 규모를 지난해 약 13조3600억보다 낮은 10조8805억원으로 통제할 계획이다.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NIM은 방어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지난해 4분기 예대금리차 평균은 1.37%p로 전분기(1.02%p)보다 높았다. 올해 1~2월 예대금리차 평균은 1.47%p로 높아졌다. 추세대로라면 은행권은 올해 1분기까지는 순이자마진(NIM)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는 내려가지만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 조이기를 요구하면서 대출금리가 크게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월 기준 잔액 대출금리는 전분기 대비 11bp 하락했지만, 잔액 예금금리는 12bp 하락했다. 신규 대출금리는 20bp 하락한 반면 신규 예금금리는 29bp 하락하며 스프레드가 더 벌어졌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NIM이 전분기 대비 플랫하거나 최대 2bp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달 비용 줄이기 위해 저원가성 예금 확보 사활


그러나 시장에서는 올해 NIM 하방 압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3월 기준 530조3444억원으로, 지난달 507조6350억원 대비 22조7094억원만큼 늘어났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조에 대출이 제한되면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밖에 없어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모임통장 상품을 통해 젊은 고객층의 요구불예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모임통장은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온란인으로 쉽게 개설할 수 있고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편의성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국민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의 제휴를 통해 저원가성 예금 유치에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국민은행의 2월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152조503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150억원 늘었다. 

하나은행은 급여통장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급여통장은 정기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 은행이 가장 선호하는 저원가성 예금이다. 하나은행은 당근, 쿠팡 등 플랫폼 기업과 제휴를 통해 결제용 계좌도 확보하고 있다.


대형 은행은 나라사랑카드에 집중…지자체 금고 영업은 경쟁 심화


올해는 군인 전용 체크카드인 나라사랑카드 입찰에도 시중은행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은행업계에서는 특히 신한은행이 공격적으로 입찰전에 뛰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나라사랑카드는 3개 은행이 선정된다. 2기 신규 가입자 유치 비중은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8:2 수준인데, 이번 3기에서 3개 은행 선정 시 3위 은행은 수익성이 거의 나오지 않아 출연금만 내는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형 은행들은 군인 급여계좌를 확보해 고객 기반을 다지고 저원가성 예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은행들은 기관 영업에도 적극적이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규모가 큰 지자체 금고 입찰이 없지만, 고양시나 구리, 부천, 울진 등 전국 곳곳에 지자체 금고 입찰이 예정돼있는 만큼 전국 단위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는 나라사랑카드 사업이 워낙 규모가 커 중요하게 보고 있다"면서 "지자체 금고 영업은 출연 경쟁이 심해 대형 은행들은 기관영업보다 나라사랑카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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