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의 핵심 전략과 관심사가 국민의힘 정무위 의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윤곽이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 확대를 요청했고, 신한은행은 BIS 규제 완화 등을 국회에 건의해 은행별로 핵심 사업 방향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무위 위원들과 은행권 간담회 이후 강민국 여당간사는 "은행권은 공통적으로 환율 급등 우려에 대한 공동 대처와 금융사고 공시 방식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사고 공시와 관련해 은행들은 "현재는 손실 추정치와 실제 손실이 합쳐져 공시돼 규모가 크게 부풀려진다"며 "실제 손실과 추정치를 이원화해 구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은행권에서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로 기관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공시 방식 개선을 통해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리·신한, 가상자산·기업금융 규제 완화 요청…하나는 청년 지원


은행의 사업 방향과 전략이 드러난 건의도 엿보인다. 우리은행은 가상자산 투자자가 1600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현재 1거래소·1은행 체제는 시스템 안정성에 리스크가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법인고객에도 제약이 있을 수 있어 1거래소·다자은행 체제로 변경해달라고 건의했다.

신한은행은 생산적금융 확대를 위한 대출에 대해서는 BIS 자본규제에서 위험가중치(RW)를 하향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적금융은 제조업 등 실물경제와 연계된 기업대출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한은행이 향후 기업금융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은행은 청년고용연계자금 확대를 요청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청년고용연계자금이 지난해와 똑같이 1500억원으로 전체 소상공인 예산 중 4% 수준이다. 1개 업체당 대출 한도가 7000만원인데, 3일 만에 바로 소진될 정도로 수요가 많아 해당 정책자금을 추가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권에서는 하나은행이 청년 창업 지원과 소상공인 금융을 통해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MZ세대 금융 상품과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사진=홍인택 기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사진=홍인택 기자

"유동성 공급이 우선"...은행 부실 우려에도 확장 기조


다만 금융지원 확대에 따른 은행권 부실 증가 우려에는 이렇다 할 안전장치를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와 국회의 경기 부양 의지가 뚜렷한 만큼 당분간 금융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은행 부실율 우려에 대해 유동성 공급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 의원은 "은행이 적절한 공급을 해줘야 가계도 숨통이 트이고 기업도 숨통이 트인다. 그래야 은행도 건전성이 더 확보된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지원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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