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예정된 기업공개(IPO) 딜이 마침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3분기와는 사뭇 달라진 지형도가 눈에 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공모총액 기준 국내 증권사 중 1위를 기록했다.
한투증권은 3분기 시프트업과 4분기 더본코리아 등 대형 딜을 주관하며 착실히 레코드를 쌓았다.
주관 기업 수는 총 16개로 이달 오름테라퓨틱·아이지넷·파인메딕스의 상장이 예정됐으나 오름테라퓨틱과 아이지넷이 내년 재추진을 목표로 IPO를 철회하면서 현재 파인메딕스만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파인메딕스는 오는 16~17일 일반청약을 거쳐 26일 상장 예정이다. 공모 규모가 81~91억원으로 예상돼 순위 변동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3분기 5위에 그친 KB증권의 약진이 눈에 띈다. KB증권은 공모총액 9252억원을 기록하며 한투증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달 내 상장이 예정된 MNC솔루션을 제외하고 8개 기업을 상장시켰으나 공모총액은 한투증권과 249억원 차이다. 중·대형 딜을 전략적으로 주관하며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KB증권의 올해 마지막 딜인 MNC솔루션은 지난 5~6일 일반청약을 끝내고 오는 16일 코스피 상장 예정이다. MNC솔루션은 현재 IPO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공모 희망 밴드 하단보다 1만 5000원 낮은 6만 5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고 청약에 돌입했다.
일각에선 낮은 공모가에 아쉬움을 표하지만 한파를 넘어 '이상 기후'가 찾아온 IPO 시장에서 선방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공모규모는 1560억원으로 MNC솔루션이 상장을 마치면 KB증권이 한투증권을 제치고 1위에 오른다.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린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에도 시선이 모인다. 3분기에 9위를 기록한 하나증권은 공모총액 8857억원을 달성하며 3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신한투자증권도 3분기 7위에 머물렀으나 공모총액 8530억원을 찍으면서 단숨에 4위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IPO 리그테이블에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인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나란히 선두권을 반납했다.
NH투자증권은 13개 기업의 IPO를 주관했지만 공모총액 8264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분기 3위에 올랐다. 한투증권과 더본코리아 상장을 함께 주관했지만 '대형 딜'로 불린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순위 방어에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연간 IPO 대표 주관 실적 1위에 이어 지난 3분기도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은 5위권 밖으로 밀렸다. 10개 기업 상장을 주관했지만 공모총액이 558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총 공모총액이 1조원을 넘겼던 것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순위를 보면 중소형사들의 IPO 실적 부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주관 실적 4건을 올린 유안타증권과 2건을 상장시킨 SK증권, 1건을 성공했던 현대차증권 모두 올해 단 한 건도 딜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상장 철회 기업이 속출하고 대형증권사들의 '딜 독식'도 심화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 수요가 떨어지고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 분위기가 지속돼 왔다"며 "현재 IPO 시장은 '옥석 가리기' 국면을 넘어서 과도하게 침체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소형사는 대형 증권사와의 딜 수임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위츠 '따블' 성공…공모주 시장 반등은 '글쎄'
- 동방메디컬도 상장 철회…IPO 시장 급속 냉각
- 한국투자증권 3분기 누적 영업익 전년比 79%↑…1조원 돌파
- 미래에셋증권, 3분기 IPO '저력' 발휘…1위 지킬까
- NH투자증권, 3Q 누적 순익 5766억원…전년比 23.3%↑
- 증권사 3분기 1조8천억 벌었다…전년比 102%↑
- KB증권, 미리디와 상장 대표주관계약 체결
- 금감원, 뻥튀기 상장 '파두' 검찰 송치
- KB증권 조직개편 실시…'BIZ 성장·AI' 노린다
- SK증권, 자산관리 강화…대형금융센터 출범
- [IPO] 아이지넷 "새 시대 여는 인슈어테크 1호 기업될 것"
- [IPO] 보닥 내세운 아이지넷 "오버행 우려 걱정 없다"
- 금융위, IPO 제도 대폭 개선…주관사 어깨 무거워진다
- KB증권 "IPO 핵심 '할인'…상초 신중 필요" [인터뷰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