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 전송 솔루션 전문기업 위츠가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에서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을 기록했다. 반면 급속히 침체됐던 공모주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에는 미온적인 목소리가 뒤따른다.
지난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위츠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모가 6400원 대비 130%가량 높은 1만469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위츠는 이날 장중 공모가의 4배 수준인 2만385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장 마감 전 다소 하락했으나 공모가의 2배를 상회하는 상승폭을 기록하며 상장일 거래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최근 공모주가 '따블'을 달성한 것은 지난 8월 말 상장한 티디에스팜 이후 처음이다. 위츠는 상장 다음 날인 21일에도 종가 기준 1만5080원을 기록하며 주가가 더 상승한 모습이다.
위츠의 이런 주가 흐름은 공모주 시장 현황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공모주 시장은 '옥석 가리기'를 넘어 급속히 침체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수요예측에서부터 다소 무관심한 기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급락 수준의 국내 증시 부진과 미국 대선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도 공모주 시장 냉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하는 만큼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도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조 단위 시가총액을 예상하며 상장을 준비 중이었던 케이뱅크를 비롯한 씨케이솔루션·미트박스글로벌·에이스엔지니어링·동방메디컬 등은 최근 수요예측 부진과 밸류에이션 문제로 상장을 철회했다.
일각에선 이런 시장 한파를 뚫은 위츠의 선전이 공모주 시장 반등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도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따라붙는다. 위츠의 선전은 공모주 시장 반등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해당 기업에 뚜렷한 흥행 요인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위츠는 하반기 공모주 중 시가총액이 가장 낮다. 위츠의 시가총액은 약 794억원이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은 374만 3577주로 전체 주식의 30.15% 수준이었다. 상장 당일 유통금액은 약 240억원으로 이 역시 하반기 공모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위츠는 수급 시점에서도 메리트를 얻었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을 제외하면 다음 달 중순까지 상장하는 기업이 없어 투자자들을 좀 더 끌어모을 수 있었다고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위츠의 주가 상승 사례가 이제부터 시작될 공모주 수요예측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위츠 하나만으로 시장 반등을 논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12월에도 투심이 살아나긴 힘들 것"이라며 "수급 여건과 개별 기업 경쟁력 등에 따라 주가 흐름은 다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