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은행업권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은행업권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은행장과 만남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9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 관리 강화와 책무구조도를 바탕으로 한 내부통제 개선을 당부했다.

20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9개 은행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 19개 은행장을 비롯해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은행은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든든한 안전판이 되어 주었고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민생의 안정에 기여를 해왔다"며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취약계층의 이자 환급 등 상생금융을 실천해 주신 데 대해서 감사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은행에 대한 국민 시선이 곱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일반 기업은 이익이 나면 환영을 받고 축하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인데 이에 비해 은행은 이익이 많이 내면 낼수록 비판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시장에 충분한 경쟁이 있는지, 은행이 치열하게 혁신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려울 때 상생의 노력이 충분한지 돌아봐야 한다며 △가계부채 △소상공인 부채  △은행권 혁신 △내부통제 등을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 9월부터 시행 예정인 2단계 스트레스 DSR 중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는 스트레스 금리를 0.75%p에서 1.2%p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또 9월부터 주담대뿐만 아니라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내부 관리 목적 DSR을 산출토록 하고 내년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은행별 DSR 관리계획을 수립·이행하게 한다.

김 위원장은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위험 가중치 상향 등 추가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해다.

이어 올해 상반기 2019년 대비 380조원이 늘어난 소상공인 부채에도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소상공인 부채가 부실화되면 은행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은행도 이 문제를 같이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은행이 차주 상환 여건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 맞춤형으로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은행권의 디지털 기반 혁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예대마진과 내수 시장에 의존하는 전통적 영업 모델을 탈피하고 디지털 데이터 경제로 전환,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새로운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혁신은 금융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어야 하며 국민 경제적 필요에도 부응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혁신 노력에 장애가 되는 규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걷어내겠다"며 은행권 의견 개진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는 내부통제 강화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은 항상 신뢰의 정점에 있어야한다"며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건을 바탕으로 경각심을 갖고 내부통제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 1월 시행되는 책무 구조도가 이러한 노력의 하나의 계기이자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덧붙였다.

책무구조도란 경영관리, 위험관리, 영업부문 등에서 각 임원이 책임지는 내부통제 항목을 기재하는 제도다. 은행 내부통제 사건 경중에 따라 은행장 책임도 물을 수 있다.

일부 시중은행은 조기 도입을 계획 중이다. 다만 도입 시기를 확정한 곳은 없다. 도입 이후 책무구조도를 바탕으로 한 제재 첫 사례가 될 수 있고 올해 임기 만료를 맞는 은행장이 많은 점, 부서별 의견 청취 및 세부 내용 조정이 진행 중인 탓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김병환 금융위원장께서 부임하시자마자 4대 리스크 요인을 비롯한 금융산업의 여러 과제를 속도감 있게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소상공인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김 위원장 의견에 힘을 보탰다.

이어 "은행도 이를 위해 2조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을 뿐만 아니라 새출발 기금과 은행별 상생 방안 등을 통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결정한 망분리 혁신에도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조 위원장은 "은행이 앞으로도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을 더욱 손쉽게 활용해 소비자 편익을 제고할 수 있다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기 유리해졌다는 점에서 소비자 관점 규제 혁신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수와 예대마진 의존 탈피에는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내수와 예대마진 의존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참으로 뼈아픈 지적"이라며 "제도를 탓하기에 앞서서 은행이 먼저 소비자를 위해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은행에도 우호적인 제도와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