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정선 필 북원수회도첩'을 비롯해 '도은선생집' 등 총 5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보물로 지정된 작품은 △'정선 필 북원수호도첩(鄭敾 筆 北園壽會圖帖)' △'도은선생집(陶隱先生集)' △'영덕 장륙사 영산회상도(盈德 莊陸寺 靈山會上圖)' △'영덕 장륙사 지장시왕도(盈德 莊陸寺 地藏十王圖)' △'무안 목우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務安 牧牛庵 木造阿彌陀如來三尊像)'이다.

'정선 필 북원수호도첩(鄭敾 筆 北園壽會圖帖)'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 작품으로, 1716년 과거 급제 60년을 맞은 이광적(李光迪, 1628~1717)이 9월 16일 회방연(과거 급제 60년을 맞아 치르는 잔치)을 치른 뒤 10월 22일 장의동의 집에서 같은 동네 노인들을 모아 기로회(나이가 많아 벼슬에서 물러난 사람들의 모임)를 연 것을 기념해 제작한 서화첩이다.

작품은 총 20장 40면으로 구성돼 있으며, 맨 앞에는 '북원수회도'가 수록됐고 참석자 명단인 좌목과 시문, 발문(跋文)이 포함돼 있다. 좌목에는 기로회 참석 대상이 나이순으로 적혔으며, 좌목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의 시가 모임에 앉은 순서대로 수록돼 있다.

이 작품은 진경산수를 대표하는 정선의 초기작이자 기록화라는 점, 숙종 후반기 활동한 중요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시문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예술·미술사·역사적 가치가 높다.

'도은선생집(陶隱先生集)'은 전남대학교 도서관이 소장 중이며, 고려 말 학자인 이숭인(李崇仁, 1347~1392)의 시문집이다. 이 책은 1406년 태종의 명령으로 변계량이 시집 3권 및 문집 2권으로 엮고 권근이 서문을 지어 금속활자로 간행한 것이며, 이번 지정 대상 본은 이를 다시 목판으로 판각해 인출한 결과물이다.

지정 대상 본은 이미 보물로 지정된 다른 목판본과 달리 서문과 발문이 온전히 전해지고 있으며 이숭인의 시문뿐 아니라 '고려사', '고려사절요', '태조실록', '태종실록' 등에서 확인되지 않는 내용도 담겨 학술적 가치가 높다.

'영덕 장륙사 영산회상도(盈德 莊陸寺 靈山會上圖)'와 '영덕 장륙사 지장시왕도(盈德 莊陸寺 地藏十王圖)'는 제작 연대(1764년)와 화승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같은 사찰 내에서 동시에 진행된 불사(佛事)가 분업과 협업을 거쳤음을 알 수 있고, 큰 변형 없이 유지·보존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영산회상도는 수화승으로 참여한 두훈(枓訓)의 완성된 화풍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세밀한 꽃무늬로 장식한 광배(光背) 표현, 짜임새 있는 구도를 통한 공간 처리 방법 등을 엿볼 수 있다.

지장시왕도는 전수(典秀)가 유일하게 수화승으로 참여한 작품으로, 전반적 양식은 1744년에 제작한 고성 옥천사 지장보살도 및 시왕도를 계승하고 있다. 섬세하고 개성 있는 자세와 표정을 짓고 있는 시왕상, 채운(彩雲, 여러 가지 빛깔의 구름)을 적극 응용한 구도와 인물의 배치법 등에서 작자의 개성과 예술성이 두드러진다.

'무안 목우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務安 牧牛庵 木造阿彌陀如來三尊像)'은 1614년 수조각승 각심(覺心) 등이 제작한 작품으로, 아미타여래·관음보살·대세자보살로 구성된 아미타여래삼존으로 조성됐다.

본존불 규모가 186cm에 이르는 대형 불상이며, 외란 이후 새로운 불교 중흥의 의미를 담았다. 17세기 전반기에 제작된 불상 중 아미타여래삼존상으로는 보기 드문 예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의가 깊고, 조각승 유파가 완전히 형성되기 이전 조각승들의 활동을 알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