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곳은 백련산숲길이다. 백련산은 서울시 서대문구와 은평구 사이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215m이다. 백련산은 응봉이라고도 불렸는데 왕족들이 백련산 바위에서 매사냥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1990년 백련산 일대가 공원으로 조성되어 산책로와 각종 휴게시설이 잘 정비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백련산숲길 일부 구간은 은평둘레길5코스와 겹치지만 오롯이 숲길의 정취를 느끼려면 백련산숲길을 걷는 것이 좋다. 

백련산숲길을 걷기 위해서는 녹번역(3호선)과 홍제역(3호선)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있다. 홍제역에서 출발하려면 처음에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 있어 녹번역 3번출구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훨씬 수월하다. 필자는 녹번역에서 출발해 백련산전망대~백련공원~은평정(정상)을 거쳐 백련사로 내려가는 이정표에서 다시 회귀해 백련산전망대에서 홍은사거리방향으로 내려와 의왕시장이 있는 홍제역에서 마무리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트레킹 거리는 5km 정도로 트레킹 시간은 2시간~2시간반 정도 소요된다.

백련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산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녹번역(3호선) 3번출구로 나와 아파트로 올라서면 바로 백련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초반에 나무계단을 조금 오르고 나면 숲길이 시작되는데 아카시아꽃 향기가 가득하다. 시작부터 가파른 구간을 올라야 하는 홍제역 구간과 비교하면 아주 평이하다 할 수 있다. 아카시아꽃 향기에 취해 숲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능선길이 시작되는 백련산전망대에 도착한다. 백련산전망대는 서울의 수려한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이 한 폭의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전망대부터는 능선길이다. 오르내리막이 있지만 가파른 구간이 거의 없다. 그만큼 걷기에 편하다. 마치 터널과 같은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백련공원을 지나오면 중간에 은평둘레길5코스인 증산역으로 가는 갈래길이 나온다. 둘레길로 가면 안되니 은평정 이정표를 보고 걸어야 한다.

백련산숲길 풍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소나무와 참나무숲 향기에 취해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백련산 정상인 은평정에 다다른다. 은평정에 올라 주변 풍광을 둘러본다. 은평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숲길을 걷는다. 숲향기를 마시며 숲길을 걷는데 갑자기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근처 초등학교에서 야외수업을 나왔나 보다. 숲길의 고요함이 깨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즐겁다. 마냥 즐거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이 백련산의 산새소리와 어우러진다. 백련산숲길은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 이외에는 대부분 구간이 걷기 편한 능선길이다. 능선길은 고운 흙길이어서 맨발로 산길을 걷는 분들도 많다. 초등학교 1, 2학년 어린아이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은평정(왼쪽), 숲길을 걷고 있는 아이들(오른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멀어질 때쯤 백련사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백련사를 둘러보려면 나무 데크 계단으로 산 중턱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시는 분들은 이 곳에서 다시 숲길을 따라 은평정으로 되돌아가면 된다. 필자는 역사가 숨쉬는 사찰 둘러보기를 좋아하기에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백련사로 향한다. 백련사는 신라시대에 창건한 사찰이며 임진왜란때 소실되었다가 다시 재건되었다. 원래 이름은 정토사였다가 어느 여름날 연못에 하얀 연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백련사로 바뀌었다고 한다. 백련산은 백련사라는 사찰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백련사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백련사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백련사를 둘러보고 다시 나무계단을 올라 은평정으로 향한다. 은평정과 백련공원을 지나 백련산전망대에서 홍은동사거리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녹번역에서 출발해 오를 때 아카시아나무가 많았는데 홍제역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아카시아나무가 많아 아카시아꽃 향기가 가득했다. 능선길이 어느정도 이어지다 막바지에 가파른 계단길이 나온다. 이곳으로 올라왔다면 아마 다리가 좀 뻐근했을 것 같다. 초보자라면 백련산숲길 트레킹은 무조건 녹번역에서 출발하기를 권한다.

아카시아꽃.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아카시아꽃.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홍제역으로 하산해 향한 곳은 인왕시장이다. 인왕시장은 유진상가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유진상가는 1970년대에 지어진 맨션으로 주상복합형태로 지어져 1층은 과일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유진상가 1층은 과일가게가, 인왕시장에는 야채가게들이 많다. 시장내에는 야채 종류도 다양하고 확실히 가격도 싸고 신선하다. 이곳은 여느 전통시장에 비해 과일과 야채가게가 많으며 시장 규모도 크고 깔끔하게 정비도 잘 되어 있다. 시장내에는 포장마차촌과 같은 먹자거리도 있고 먹거리도 많다. 천천히 시장을 둘러보고 막거리 한잔과 함께 허기진 배를 채워본다.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이른 아침 출발해 터널과 같은 선선한 숲길을 걸었음에도 날씨가 더워지니 등에 땀이 베어 난다. 더 더워지기 전에 소나무와 참나무가 많은 백련산숲길을 걸어 보자. 푸르름이 가득한 숲길에서 부족해진 에너지를 만땅으로 채우고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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