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녀온 곳은 서울숲이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 벼르고 별러 서울숲을 방문했다. 역시 선택은 옳았다. 서울숲은 산책과 트레킹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이제서야 왔는지 후회스러웠다.

서울숲은 전체 면적이 15만평이고 2005년 6월에 문을 열었다. 시민들에게 도심 속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숲에는 참나무, 산벚나무 등 104종 42만여 그루의 나무가 한국 고유종 중심으로 심어졌다. 숲은 4개의 테마공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PARK1은 문화예술공원으로 광장, 야외무대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PARK2는 생태숲으로 야생동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자연 그대로의 숲을 재현했다. 사슴, 고라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한강수변공원으로 연결된 472m의 보행다리가 눈길을 끈다. PARK3는 자연체험학습원으로 기존의 정수장시설을 재활용해 나비정원, 곤충식물원 등 각종 곤충과 식물의 생태를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곳이다. PARK4는 습지생태원으로 친환경적인 체험학습공간이다.

서울숲을 가족나들이 장소로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넓은 공간에 조성된 숲길은 여느 숲속 자락길이나 둘레길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다양한 테마로 조성된 숲길을 여유롭고 편하게 걸을 수 있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다. 필자는 PARK1~4~2~3 순으로 서울숲을 걸어 보았다.

서울숲 안내도.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서울숲 안내도.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서울숲은 서울숲역(수인분당선)에서 하차후 4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서울숲은 딱히 정문이 있는 공원이 아니다. PARK1 초입에는 서울숲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군마상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공원에 들어서면 넓은 광장이 눈에 들어온다. 먹먹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공간이다. 광장주변을 둘러싼 벚나무, 목련 등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지런하게 정돈된 메타스퀘어길, 은행나무길 등을 걷다 보면 마치 깊은 산속 숲길 한가운데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은행나무길을 지나 PARK4 습지생태공원으로 향한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걷기만해도 좋다. 평일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관광객은 물론 산책 나온 나들이객으로 북적인다.

서울숲 입구.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서울숲 입구.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메타스퀘어길(왼쪽), 은행나무길(오른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메타스퀘어길(왼쪽), 은행나무길(오른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광장 한가운데에 우뚝선 은행나무.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광장 한가운데에 우뚝선 은행나무.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PARK4 습지생태공원을 돌아 나와 PARK2 생태숲 바람의 언덕을 지난다. 바람의 언덕을 지나면 472m의 보행다리를 마주한다. 길게 뻗은 다리는 한강수변공원까지 연결되어 있다. 다리 아래로 사슴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PARK2와 PARK3로 이어지는 벚꽃길은 서울숲의 백미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걷는 길이기도 하다.

벚꽃길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길게 늘어선 벚나무길을 걷다 보니 나도모르게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장범준의 '벚꽃 엔딩' 노래를 흥얼거린다. 기분에 취해 벚꽃길을 지나 사과나무길 걸어 본다. 아직은 꽃이 피지 않은 사과나무지만 사과꽃이 피고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계절에 다시 찾고 싶은 길이다. 서울숲은 메타스퀘어길, 은행나무길, 벚나무길, 사과나무길 등 곳곳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길들을 보물찾기 하듯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벚나무길.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벚나무길.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사과나무길(위), 서울숲 풍경(아래).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사과나무길(위), 서울숲 풍경(아래).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서울숲에 처음 들어서면 저멀리 개나리로 노랗게 물든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강변북로와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운전할 때면 산 전체가 개나리로 덮여 있어 늘 궁금했던 곳이다. 정상에는 팔각정도 우뚝 솟아 있다. 이 봉우리는 바로 성북구 응봉동에 위치한 응봉산이다. 높이는 81m에 불과하지만 예로부터 한강이 내려다 보여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이다. 조선시대에 왕이 이곳에 매를 풀어 사냥을 즐겨 매봉산으로 불리우기도 했다. 응봉산은 현재 근린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남산길이 응봉산으로 연결되어 있다. 매년 봄이면 이곳에서는 개나리축제가 열린다. 이곳을 방문하고 싶으신 분들은 응봉역(경의중앙선)에 하차후에 30분정도만 걸으면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응봉산을 둘러보고 도보로 용비교를 지나 서울숲으로 이동도 가능해 응봉산둘레길~서울숲 코스도 추천한다.

개나리로 물든 응봉산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개나리로 물든 응봉산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서울숲은 구석구석 걸으면 1시간반 정도 소요된다. 서울시내 아파트 빌딩숲 사이에서 이렇게 좋은 숲길을 걷는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서울숲의 또다른 행복은 바로 먹거리이다. 서울숲은 요즘 젊음의 거리로 가장 뜨거운 지역인 성수동과 지척이다. 젊음의 거리인 성수동도 걸어 보면서 그 열기도 느껴 볼만하다.

성수동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뚝도시장이라는 전통시장이 있다. 전통시장 답게 가성비 좋은 맛집들이 많다. 젊음의 거리인 성수동은 분위기 있는 찻집과 빵집, 맛집들이 많지만 가성비 하고는 거리가 멀다. 전통시장도 둘러보고 가성비 좋은 맛집을 원한다면 뚝도시장을 방문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필자는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어탕국수를 맛보기 위해 이곳을 즐겨 찾는다. 서울숲 트레킹은 건강에 좋은 걷기와 전통시장 맛집 투어, 그리고 젊음의 거리 둘러보기 등 여러가지를 한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더없이 좋은 코스다. 이번 주말은 봄꽃으로 화사함과 푸르름이 가득한 서울숲으로 달려가 보자.

뚝도시장.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뚝도시장.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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