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증권 제공
사진=KB증권 제공

금융당국 제재를 앞두고 박정림 KB증권 대표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대내외 리스크가 부담으로 떠올랐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임기가 오는 12월 끝난다. 특히 박정림 대표는 라임펀드 사태 관련 금융당국의 징계 결과가 남아 있어 이 판단이 연임 여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이미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탓에,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타 증권사 대표들 중에서도 입지가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2020년 11월 박 대표에게 문책경고를 결정한 바 있다. 금융위에서도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확정되면 향후 증권사 사장 연임이 불가능하고 금융권 재취업도 3~5년간 제한된다.

박 대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금융위 정례회의는 이달 말 국정감사 이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연휴까지 겹치면서 논의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의 움직임도 박 대표 연임의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KB금융은 다음 달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양종희 부회장을 회장으로 최종선임할 예정이다. 9년 만에 KB금융 수장이 바뀌는 만큼 이후 계열사 대표인사들의 대규모 세대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박 대표가 취임한 2019년부터 KB증권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2019년 2895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20년 3743억원, 2021년 5976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자본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순이익은 1703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는 2274억원으로 회복세다.
 
그러나 우발채무는 2021년 3조6807억원, 2022년 4조190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조8796억원으로 확대됐고, 같은 기간 조정레버리지배율은 4.6배에서 6.2배, 6.9배로 늘어나는 등 자본적정성 지표는 저하되는 추세다.

올해 회사채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부채자본시장(DCM) 부문 1위를 달리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IPO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3분기까지 주관 실적이 없었다. 4분기 들어 한싹과 두산로보틱스 상장을 주선하며 뒷심을 발휘했지만, 부진한 IPO 주관 실적은 박 대표 연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반전의 기회는 있다. 지난해 12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와 결이 비슷한 DLF 사태 관련 중징계 처분에 반발해 금감원을 상대로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에서 박 대표에게 중징계를 내린다면, 손 전 회장 판례를 근거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 8월 KB금융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서 최종 후보 6명에도 이름을 올렸던 만큼 내부에서는 입지가 더 단단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력을 입증한 여성 리더라는 점, 시장 리스크가 높아 안정화가 필요한 점, 대내외적으로 넓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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