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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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 악재와 평균 1.26%의 연체율을 기록하며 위기에 빠진 국내 카드업계가 실적 개선을 위해 연회비 대비 고객의 혜택이 높은 일명 '혜자카드'의 발급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8개 전업 카드사에서 발급을 중단한 카드는 신용카드 169종과 체크카드 41종 등 총 210종으로 확인됐다.

KB국민카드는 'KB국민 탄탄대로 올쇼핑 카드' 등 10여 종에 대해 지난 16일 발급을 중단했다. 

탄탄대로 올 쇼핑 카드는 쇼핑 특화 카드로 대형마트에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아파트관리비와 도시가스 요금도 10%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해 인기가 높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탄탄대로 올쇼핑 카드 등 10종의 발급 중단은 새로운 브랜드인 '위시카드'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체계구축 및 상품관리 효율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지난 3월 'KB국민 가온부울경 카드'등 총 29종의 카드에 대해서도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일 '카카오뱅크 신한카드'의 발급을 중단했다. 카카오뱅크 신한카드는 한때 발급 대란을 불렀던 '신한 더 more 카드'의 단종 이후 대안 카드로 떠오르며 고객들 사이에서는 '짭모아'카드로 불리기도 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달 신한 더 '레이디 클래식 카드'와 'O2O 카드'의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신한 더 레이디 클래식 카드는 학원비 특화 카드로 전월 실적 30만원 충족 시 최대 5만원 한도 내 학원비 100만원 당 5% 캐시백을 제공했다. O2O카드는 월 10회 한도 내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주문 시 최대 2000원 결제 할인을 제공했다.

현대카드도 지난달 '현대카드제로 모바일 에디션2'와 '스마일카드 더 클럽', 'LG헬로비전-현대카드M 에디션3'의 발급을 중단했다.

해당 카드는 결제금액의 1.5%를 할인해주거나 2.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등의 혜택으로 인기를 끌었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해 12월 '청호나이스-현대카드M Edition3'와 'CUCKOO-현대카드M Edition3', 'KEB하나은행-현대카드ZERO' 등의 발급 중단했다. 그 밖에도 올해부터는 싱가포르항공과 제휴해 보너스 포인트를 현대카드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서비스도 종료한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는 인터파크와 롯데마트 맞춤형 할인 카드인 '인터파크 롯데카드'와 '롯데마트 롯데카드'를 비롯해 롯데홈쇼핑 이용시 할인 및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롯데홈쇼핑 벨리곰카드'의 발급을 중단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2월 '카드의정석 POINT CHECK'와 '카드의정석 COOKIE CHECK', '카드의정석 COOKIE CHECK_쿠키런' 카드의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카드의 정석은 우리카드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로 교통과 편의점 등 생활 할인부터 해외이용 캐시백, 공항 라운지 무료 서비스까지 갖춰 2021년 총결산 인기 체크카드 상위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의 트랜드가 빠르게 변화하는데 기존 카드로는 따라가기 힘든 점이 있어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카드 발급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카드 발급 중단이 수익성 저하와 무관하며 신규 상품 출시를 위한 것이라 말하고 있지만 비용절감 차원의 성격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경영환경 악화가 길어질수록 낮아진 수익성에 맞춰 카드사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에 따라 발급 중단사태는 계속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더불어 조달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 지표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연회비보다 많은 혜택을 주는 혜자카드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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