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전업 카드사 연체율 추이. 그래프=뉴스저널리즘
8개 전업 카드사 연체율 추이. 그래프=뉴스저널리즘

고금리와 고물가의 영향으로 고객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카드사의 연체율에 이상이 감지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카드)의 1분기 당기순익이 전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카드사의 순이익이 일년새 평균 약 23%나 급감한 이유는 조달 비용과 높은 연체율이 꼽히고 있다.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증가한 가운데 중하위권 카드사의 연체율이 특히 눈에 띄게 상승했다. 비씨카드 지난해 1분기 연체율은 0.37%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0.96%로 전업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자체 카드 발행 이후 본격적인 금융사업을 시작하면서 연체율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며 "프로세싱 등 기존 사업과 더불어 페이북 기반 종합금융플랫폼, 글로벌 결제 인프라 등 기반으로 수익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씨카드 외에도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올 1분기 각각 1.49%와 1.35%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상위권 카드사인 신한·삼성·KB국민카드의 연체율도 1%대에 들어섰다.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대손상각비도 많이 늘어났다. 8개 카드사의 대손상각비 총액은 1조11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53%가량 증가했다. 대손상각비는 회수할 수 없게 된 채권의 잔액으로, 채권의 건전성이 나빠질수록 대손상각비도 늘어난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 상품의 금리 인상으로 돈을 갚기 어려워진 채무자가 많아지면서 카드사의 건전성 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카드대출을 갚기 위해 카드론 대환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면서 카드사 연체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사 카드론 이용 고객 중 대출이 연체되거나 상환이 어려운 고객을 대상으로 갚아야 할 돈을 다시 대출해주는 것을 말한다. 대환대출을 통해 상환 기간을 조정할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이전보다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15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916억원보다 약 29% 증가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고물가와 고금리 등 경기 악화에 따라 가게부담이 늘어나면서 카드론 대환대출 이용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이 늘어나면 중장기적으로 카드사의 연체율과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달 카드 업계, 여신금융협회 등과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에 대한 공시체계 개선을 위한 TF를 출범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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