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SVB(Silicon Valley Bank), 시그니처뱅크 파산에도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인상과 함께 연내 인하가 없다고 시사했으나 증권가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가 머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현지시간 21일~22일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발표했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4.75%~5%로 올랐다. 이는 2007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시장은 최근 SVB, 시그니처뱅크의 잇단 폐쐐에 연준의 베이비스텝(한 번에 금리를 0.25%p 올리는 것)을 예상했다. 연준 결정이 이에 부합했으나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의 발언 탓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정례회의 후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올릴 것"이라며 "올해 중 금리 인하는 기본 계획에 없다"며 "시장이 그렇게 예상하고 있다면 잘못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같은 날 상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 관련해 어떤 논의나 고려사항도 없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의회 동의 없이 보호대상 예금 한도 상향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으나 공식화에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과 옐런 장관의 발언에 은행주가 급락하며 나스닥, 다우존스, S&P500 지수는 각각 1.65%, 1.63%, 1.65% 하락 마감했다.

이러한 발언과 증시 하락에도 국내 증권가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에 가까워졌다고 내다본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FOMC 위원 중 일부가 금리 동결 방안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크게 상회하는 경제데이터를 고려해 금리 동결이 적절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2023년 최종 정책금리 중간값이 기존과 동일하게 5.1%로, 2024년 값은 3.1%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한 점에 주목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회의에서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것과 달리 점도표 상향조정이 없었다"고 짚었다.

이어 "성명서에서 '지속적인 인상(Ongoing increases)이 적절하다'는 표현을 삭제하고 '약간의 추가적 정책 긴축(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이라고 수정했다"며 "필요 시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정책 유연성을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의 최근 은행의 연이은 폐쇄 및 건전성 하락 사태가 긴축 정책과 유사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발언에도 인상 종료 임박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발언은 향후 예상치 못한 위험 발생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라며 "이는 인상 횟수가 줄어들 수 있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히며 연준이 5월 마지막 인상 후 연내 동결을 이어간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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