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을 앞두고 기준금리 동결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폭 축소, 기업 대출 증가 등으로 물가보다 경제 침체에 무게를 둘 것이란 예측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감소 폭은 –7000억원으로 전월(-2조8000억원) 대비 줄었다.
기업대출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증가 폭이 늘었다. 2월 5조2000억원이던 증가액은 3월 5조9000억원으로 약 7000억원 늘었다.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은 주로 회사채 발행이다. 하지만 지난해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로 채권 시장이 가라앉자 금융기관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음에도 시장은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3%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먼저 금리 인상의 주요 요인인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한은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국 연준이 지난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을 단행한 점도 동결이 유력한 이유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올해 중 금리 인하는 기본 계획에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SVB 파산 등으로 기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인상)에서 베이베스텝으로 인상폭을 완화한 만큼 증권가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종료를 점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75%~5.0%다. 연준 위원 점도표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최종정책금리 중간값은 5.1%로 예상치에 임박했다.
한미간 금리격차를 한은이 이를 뒤쫓을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동결론에 힘을 싣는다. 김성수 한국투자 연구원은 "미국 긴축 스탠스가 재차 강해진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이를 따라갈 이유는 불충분하다"며 "한미 금리차 확대는 환율 상승, 외국인 자본 유출에 있어 "중요한" 요인 중 하나지 "절대적" 요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중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경우도 있다..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은행 판단기준 국내경제 중립 금리 수준은 2.0~2.5%"라며 "현재 3.5%라는 기준금리 수준은 중립금리를 최소100bp 상회하는 강도 높은 긴축구간"이라고 말했다.
긴축적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는 현재 국내 소비와 수출지표는 모두 부진하다. 즉 정부와 한국은행은 추가경정예산과 금리인하로 민간소비를 촉진하고 경기 추가부진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결국 연내 추경과 금리인하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이 향후 금리 방향성의 포인트"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