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까지 치솟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해가 기준금리의 정점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이제 인상이 아닌 연내 인하 여부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새해 첫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5%로 인상했다.

이는 사상 첫 7회 연속 인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기준금리를 총 2% 올렸다.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도 두 번이나 이뤄졌다.

한은이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물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를 기록한 이후 오름세가 한풀 꺾인데다 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 부동산시장 경착륙,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만만치 않다.

실제로 지난 정례회의에서 주상영, 신성환 의원은 기준금리를 동결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정례회의에는 1명의 의원만이 동결 의견을 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아직은 경기침체가 아닌 침체 경계선에 있다”면서 “연말에는 3% 가깝게 물가가 하락 기조를 보일 전망이라 이전에 비해 물가, 경기와 금융안정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을 할 때가 됐다”고 밝혔으나 금리 종료 선언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1월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기준금리가 3.75%로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이라고 인상 싸이클 종료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다.

실제로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7일 국정감사에서 “물가가 5%대에서 얼마나 빨리 내려오느냐가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고물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물가상승률이 5%대 이하로 떨어지면 다른 정책 조합을 생각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러한 이 총재의 태도에도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종료에 이어 연내 하락 여부를 가늠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1월 금통위 직후 국고채 3년물은 3.40%대 하향 돌파 후 장중 3.34%로 거래되며 기준금리 3.50%를 하회했다”며 “인상 사이클 종료와 물가 하락 가능성에 금리 하락에 대한 배팅이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 금리인상 부작용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기조가 계속 이어진다면 가격 하락 압력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한국은행 입장에서 가계부채 누증, 부동산PF 부실화 등 금융불안과 같은 위험 트리거를 자극하며 금리 인상을 추가 단행할 명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지난 11월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문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한 반면 이번 1월에는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수정했다”며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지만 매파적 언급을 통해 기대인플레 반등 가능성을 통제하는 정책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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