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올린 3.5%로 결정했다. 이는 2008년 12월 4.0% 이후 최고치다.
금통위는 ”내경제 성장률이 지난 11월 전망치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0년 3월과 5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로 기준금리를 각각 0.5%p, 0.25%p 내리며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한국은행은 이후 약 1년 만에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4월부터는 매 정례회의마다 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7월과 10월에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냈다.
이는 물가 상승에 따른 결정이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6.3%를 나타낸 이후 오름세는 한풀 꺾였으나 여전히 5%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물가 상승률 목표치는 2%로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인 만큼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벌어진 점도 이번 인상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2월 14일(현지시간) 0.5%p을 통해 기준금리를 4.25%p~4.50%p로 올렸다.
한미간 금리 격차가 커지면 급격한 환율 인상으로 원화 가치가 절하되며 외국인 투자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
이번 결정으로 가계대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58조1000억원이다. 이 중 변동금리 비중은 약 78%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연간 가계 이자 부담은 약 3조3000억원 증가한다.
이번 인상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총 3%p의 금리가 오른 만큼 인당 이자 부담은 평균 198만원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 금리는 연 4.84%~8.11% 수준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단기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기존 1월 31일에서 4월 30일로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시 기간물 RP매입을 계속 유지해나갈 계획”이라며 “향후 금융시장 상황과 연장 조치의 효과 등을 감안해 필요시 재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