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싸이클에 브레이크를 밟았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차주 부담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만큼 물가보다 경기를 우선해 결정을 내렸다.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2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이번 동결 결정은 시장 예상에 들어맞는 결정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길어지며 국내 경기침체 우려도 함께 커진 탓이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4%p 축소했고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제시한 1.7% 보다 0.1%p 하향 조정된 수치다.

다만 한국은행은 물가 또한 잡히는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물가상승률을 3.6%로 전망했으나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3.5%로 소폭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겠지마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불확실성 요인 전개 상황을 점검하며 추가 인상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금융시장에서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미국 고용 및 물가 지표 발표 이후 연준의 최종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오던 달러화가 빠르게 강세로 전환했고 장기시장금리도 상당폭 반등하는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아진 만큼 연방준비제도의 결정에 따라 4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50%~4.75%로 한국과 1.00%p~1.25%p 차이가 난다. 연준이 베이비스텝, 빅스텝을 밟을 경우 최대 1.50%~1.75%p 차이가 나게 된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폭과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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