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DSR 규제 등 악조건 속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5대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227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벌어들인 순익 1조1654억원보다 5.3% 상승한 수치다. 올해 2분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서 소비가 늘어난 덕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4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오른 이익을 냈다. 당산동 사옥 매각으로 발생한 이익 627억원을 제해도 5대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성적이다.

삼성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31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0.6% 오른 1340억원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 각각 2457억원, 11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16.5% 순익 하락을 보였다.

다만 KB국민카드의 경우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순익 감소가 컸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높았다.

타 카드사 역시 충당금 적립 규모를 키웠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조달비용 부담 상승 및 카드론, 리볼빙 금액 부실 우려 등 리스크가 커지며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의 경우 257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2.4% 많은 충당금을 쌓았고 삼성카드는 1967억원으로 충당금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6.7% 늘렸다.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 135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64.6% 늘어난 규모다.

바면 하나카드는 홀로 전년 동기 대비 4.5% 축소한 921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는 데 그쳤다.

지난 6월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5487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잔액은 6조1772억원, 5월 잔액은 6조4163억원으로 올해 처음으로 6조원대에 올라선 뒤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카드사와 여신금융협회를 소집해 리볼빙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원장 역시 지난 5일 카드, 캐피탈사 14곳의 CEO와 만나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올해부터 영세 가맹점 대상 카드 수수료가 추가로 인하한 데다 리볼빙 이월 잔액이 꾸준히 늘어나는 등 카드사 업황은 하반기에도 어려울 전망이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카드사의 조달비용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판매관리비 등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리스크 관리에 더욱 신경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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