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하나은행 공동점포. 사진=우리은행
우리, 하나은행 공동점포. 사진=우리은행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 순위 경쟁은 뜨거웠다. KB금융지주가 가까스로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지만, 신한금융의 매서운 추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봤을 때 KB금융이 약 358억원 더 벌어들이면서 신한금융을 앞질렀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4분기만에 KB금융의 분기 실적을 넘어서며 연말까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순위가 뒤바뀌었단 것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 보험사가 없지만 은행이 대약진하며 금리인상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76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보다 24% 성장하며 이목을 끌었다.

매분기마다 성장하고 있단 것도 긍정적이다. 2분기 순익은 3개월 전보다 9.9% 증가한 922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갱신한 것이다.

특히 은행 총대출이 1.7% 증가하고 그룹 NIM도 0.10%나 상승하면서 순이자이익이 2조1150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이익도 외환수수료와 리스수수료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확대됐다. 경쟁은행과 마찬가지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유가증권 관력 이익이 상당폭 감소했지만 펀드청산익 등의 IB 손익이 1000억원 가량 발생하면서 이를 상쇄했다.

이외에도 도농운동장 매각익 등으로 영업외이익도 전분기 대비 크게 개선됐고 미래 경기전망 반영 추가 충당금 적립 1310억원을 제외한 경상 충당금은 2000억원 내외로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는 “금리와 환율 등 매크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보유 재원을 이용해 꾸준히 안정적으로 이익을 확대하면서 이익신뢰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면 하나금융은 증권사, 카드사가 부진을 겪으며 발목을 잡았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독이 된 셈이다.

실제 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736억원을 기록하며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자이익도 3조6556억원을 달성해 우리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하나증권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6%, 하나카드 역시 –16.5% 역성장하며 금융지주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주식시장 불황과 카드수수료 개편 등 시장 환경이 악화돼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실적에선 우리금융에 뒤쳐졌지만, 하나금융도 하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통신사인 SK텔레콤과 손을 잡으며 금융·IT 제휴 신사업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SK그룹과 약 4300억원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먼저 SK텔레콤이 3300억원 규모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매입했다. 지분율은 약 3.1%에 달했다. 또 기존 보유하고 있던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넘겼다.

하나카드는 684억원 규모의 SK텔레콤 지분과 회사가 보유한 SK스퀘어 0.5% 해당하는 지분을 316억원에 사들였다.

두 회사는 지분 맞교환을 계기로 ▲ESG 협력을 통한 사회적 역할 확대 ▲금융의 디지털 전환 ▲금융·통신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고객 특화 상품·서비스 융합 ▲상호 인프라 공동 활용 ▲디지털 기반 공동 마케팅 등 6대 영역에서 금융과 ICT 융합 기반의 미래 협력 사업을 펼쳐나간다.

특히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쉬더스, 원스토어 등 다양한 고객층과 구독형 ICT를 서비스를 하나금융의 생황금융서비스로 대폭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은 “대한민국 금융과 기술을 신뢰와 혁신으로 선도해온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새로운 파트너십의 시대를 열게 됐다”며 “앞으로도 하나금융은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실현, 금융과 ICT 융합을 통한 혁신 가치 추구, ESG 부문의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확산 등 협업의 범위를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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