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평균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8~10% 역대급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인건비 부담 역시 커지는 양상이다.
LG그룹 주요 계열사 임금 인상폭 속속 확정...지난해에 이어 8~10% 역대급 인상
18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올해 임단협이 속속 마무리되면서 연봉 인상폭이 확정된 상황이다.
LG전자는 임단협을 통해 올해 평균 8.2%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임금을 평균 9% 인상한 바 있다. 지난 2018~2020년 평균 임금 인상률은 연 4% 수준이었지만 2년 연속 2배 넘게 올랐다.
LG디스플레이도 올해 임금을 평균 8%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지난해 평균 7% 인상했었고, 올해 임금인상폭은 역대 최대 인상폭이다. 2020년 LG디스플레이의 임금인상률은 2% 수준에 불과했다.
LG이노텍과 LG에너지솔루션, LG CNS는 LG그룹 중에서 가장 높은 평균 10%를 인상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LG화학 등도 조만간 임금인상폭을 확정지을 계획인데 평균 8~10% 인상이 유력하다.
기본급 인상 뿐만이 아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들들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초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했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부서별로 기본급의 450~710%, 생활가전 사업본부는 부서별로 400~660%, BS사업본부는 150~400%, 자동차전장 사업본부는 150%의 성과급이 책정됐다. H&A사업본부는 생활가전 매출액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한 기념으로 1인당 500만 원이 추가로 지급됐다.
이미 지난해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연간 급여 총액과 평균 연봉은 가파르게 오른 바 있는데 올해 역시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역대급 임금 인상 행렬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그룹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이노텍, LG생활건강 등 6개 주요 계열사들의 지난해 연간 급여 총액은 9조3674억원으로 전년(8조2773억원)보다 13.1%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사 이슈로 2020년 평균 연봉이 12월 한달치 밖에 없어 제외했다. 6개 계열사에서 2021년 인건비가 2020년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합친 7개 계열사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 역시 8814만원으로 전년(7883만원)보다 11.8% 증가했다.
LG그룹 계열사들의 기본급이 작년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확정됐고, 성과급 확대 추세가 지속되는 만큼 올해 LG그룹 주요 계열사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1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LG그룹 계열사들 중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았던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의 임금인상폭과 성과급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인재 뺏기지 않기 위한 안간힘 해석...직원 사기 높아졌지만 급격한 인건비 상승은 '부담'
이런 LG그룹의 임금 인상은 기본적으로 작년 호실적에 따른 보상 의미도 있지만 가전·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한 안간힘으로 해석된다.
예전처럼 3~5% 내외 인상으로 직원들을 붙잡을 수 있는 시대도 아니라는 판단이 깔렸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조금이라도 연봉이 높다면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들이 이런 경향이 강하다.
LG그룹 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의 임금 인상폭도 대폭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아직 임금 인상폭을 확정짓지 못했지만 노사협의회에서 15.7%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임금 인상폭인 8% 수준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올해 임직원 연봉 총액을 전년 대비 15% 늘리고, 네이버는 10% 인상키로 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연봉은 비슷한 경쟁사들 대비 낮은 것으로 유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과의 '세기의 소송전'이 벌어진 근본 원인도 연봉에 있었다. 80명이 넘는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옮겨간 데에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연봉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연봉 인상폭을 대폭 높임으로써 이제는 LG그룹 핵심계열사들의 직원 평균 연봉이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못미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로 인해 LG그룹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진 상황이다.
LG전자에 재직 중인 한 직원은 "과거보다는 임금 인상폭이 상당히 높아졌는데 제대로 대우하지 않으면 뛰어난 인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 같다"며 "예전엔 경쟁사보다 연봉이 낮아서 사기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작년과 올해 큰 폭의 임금인상으로 직원들 사기가 높아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하염없이 높아지는 인건비가 LG그룹 전체의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급격한 임금 인상이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황이 악화되면 높아진 인건비는 부메랑처럼 돌아와 실적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번 올린 임금은 경영상황이 나빠졌다고 해서 쉽게 내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직원 임금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연봉을 높여주지 않으면 인재를 유치하기 어렵고, 대폭 높여주자니 인건비 부담이 너무 높아지고 있어 LG그룹 뿐만 아니라 대기업 전체가 인건비 고민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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