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3년 만에 기준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본격적인 긴축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최소 1.25%의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연준은 현지시간 15~16일 이틀에 걸친 FOMC를 마무리하고 현행 0~0.25%인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에 대해 결정권이 있는 위원 9명 중 8명이 동의했으며 제임스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총재는 0.5% 빅컷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연준 위원은 기준금리 방향을 전망하는 점도표를 통해 장기적으로 2%~2.5%에 달하는 금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3월 FOMC 기준금리 점도표. 사진=연준
3월 FOMC 기준금리 점도표. 사진=연준

‘월스트리트 저널’은 내년 말 기준금리가 2.75%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200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진행되는 매 회의마다 금리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 정례회의는 올해 총 6회 더 예정돼 있다. 1회 인상률을 0.25%로 가정하면 최소 2%가 인상되는 셈이다.

다만 연준 의원들이 올해 적정 금리를 1.9%로 판단한 만큼 한 번에 0.5%를 올리는 ‘빅컷’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위원회가 경제를 안정적인 상태로 되돌리겠다는 의지가 확실하다는 걸 알았다”며 “금리를 좀 더 빨리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차대조표 축소 시기를 하반기에서 5월로 앞당김과 동시에 2017년~2019년보다 공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채권 매각을 통한 긴축을 뜻한다.

그간 파웰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로 인한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4.3%로 전망했으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2월 예상한 4%보다 하락한 2.8%를 제시했다.

키움증권 안예하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올해 진행될 수 있는 통화정책 경로를 모두 선제시한 만큼 당분간 시장금리 변동성은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점도표 및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총재의 0.5% 인상 의견 등을 고려하면 연준의 매파적 시각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채 금리가 우상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2022년의 통화정책 기틀을 공개한 만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이에 상응하는 인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석 부총재보는 “이번 FOMC 결과는 다소 매파적이었으나 시장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도  “향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 움직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개 양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24일 이뤄진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국제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적인 인상 계획에 대해서는 “선제적 인상을 진행했다”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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