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올해 새롭게 수장 자리에 오르는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후보와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주주총회 자리에서 힘든 여정을 맞이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하나금융 함영주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 안건과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비상임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공고했다.

사내이사 선임 외에도 기존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에서도 무더기 반대 의견을 내 주총 표 대결에서 잡음이 예상된다.

ISS가 반대 의견을 권고한 배경은 법률리스크 때문이다. ISS는 파생상품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에 법률리스크가 높다는 판단이다.

똑같은 사안으로 우리금융은 승소, 하나금융은 패소했지만 모두 항소심을 기다리고 있다.

ISS는 신한금융의 재선임을 앞둔 사외이사에게도 반대 권고를 냈다. 과거 조용병 회장의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해 사외이사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조용병 회장은 채용비리 항소심 재판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받아 법률리스크를 해소했지만, ISS는 이와 별개로 사외이사 책임을 문제 삼은 것이다.

같은 이유로 우리금융 사외이사인 노성태, 박상용, 전지평, 장동우, 전찬형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반대 의견을 냈다.

일각에선 ISS의 의결 권고가 너무 시스템적으로 움직이고 있단 지적도 있다. ISS는 의결권 지침서에 따라 CEO가 민형사상 법률문제에 얽혀 있으면 원칙적으로 반대하게 돼 있다.

실제 지난해도 ISS는 무더기 반대 권고를 내린 바 있다. 2021년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의 연임에 대해 반대 권고를 내렸는데 주총 결과는 연임으로 마무리됐다.

우리금융도 손태승 회장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권고했지만, 주총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인은 금융지주마다 견고한 지지층이 존재해 ISS의 입김이 닿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과정에서 과점주주에게 약 25% 지분을 내어 줬다. 각 과점주주는 사외이사 추천권도 행사해 ISS가 사외이사 연임 반대 권고를 내려도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

신한금융 역시 지난해 우호적인 주주를 늘린 바 있다. 사모펀드인 어피너티, 베어링PEA, IMM PE가 각각 4%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여기에 재일동포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더할 경우 외부 입김으로 흔들리지 않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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