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축은행 79개사가 모여 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을 선출한다. 현재 후보는 2명뿐이지만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민간 출신 후보와 관직 출신 후보가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출신으론 하나저축은행 오화경 대표가 현직을 걸고 나섰고 관직 출신으로는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앞서 18대 중앙회장 선거에서도 민, 관 출신이 결선에서 붙었다. 당시에는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남영우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와 격돌해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이 벌어졌다.
1차 투표에선 남영우 후보자가 29표, 박재식 후보자가 44표를 얻었지만 2/3 이상 표를 획득하지 못해 결선 투표로 박재식 후보가 당선된 바 있다.
이처럼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민간 출신이 선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역대 회장 중 민간 출신은 이순우 회장 뿐이다.
하지만 이순우 회장 역시 저축은행 경험이 없었고 단독 후보로 출마한 점을 감안하면 업계 민심은 언제나 관 출신에게 쏠렸다.
저축은행이 관 출신 회장에게 거는 이유는 간단하다. 규제 완화를 통해 업계 활력을 넣어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두 후보 모두 저축은행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예금보험료율 인하와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특히 예보율의 경우 저축은행이 0.4%로 시중은행은 물론 새마을금고, 신협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부실 대응력을 높이겠단 취지인데 중소형 저축은행 입장에선 부담이 돼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늦단 지적이다.
저축은행 예보율은 1990년까지 보험업권과 같은 0.15%였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0.30%로 늘었고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0.40%를 유지 중이다. 은행의 경우 0.08%, 보험·금융투자는 0.15%다.
사실 예보율 인하는 그동안 저축은행중앙회장마다 숙원 과제로 꼽아 왔다. 하지만 역대 회장 중 누구도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가계부채 부실을 우려해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풀지 못할 숙제를 끌어안기보다 저축은행중앙회 역할론이 중요하단 지적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저축은행의 서민금융 역할은 축소된 상황이다. 반면 동일한 위기 속에도 새마을금고, 신협 등은 서민들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규모의 경제에서 지역 내 영업만으론 지속적인 생존이 힘들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은 디지털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가운데 최고 금리 인하 등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저축은행 모두가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저축은행 오화경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79곳의 대표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만큼 현직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하겠단 의도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중앙회는 법률 자문을 통해 문제가 없다는 유권 해석을 내놨다.
오화경 대표는 유진증권과 HSBC 영업총괄을 거쳐 아주저축은행, 아주캐피탈 대표, 하나저축은행 대표 등 저축은행에서 10년의 경력을 쌓은 만큼 은행계와 증권계 저축은행이 밀어줄 경우 초반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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