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정기 리뷰와 리밸런싱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리밸런싱으로 편출되는 종목이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자본 축소가 우려되면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대어'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오는 12일 2월 정기 리뷰 결과를 발표하고 28일 리밸런싱을 진행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한국 증시의 장기 부진 탓에 이번 리뷰에서 최대 16개 종목이 제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CI는 전체 시가총액와 유동 시가총액, 유동비율을 기준으로 지수 편입·출을 결정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편출 확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롯데케미칼 △포스코DX △LG화학우 △엔캠 △금호석유 △엘앤에프 △에코프로머티 등이 꼽힌다. 이 외에도 △한미약품 △삼성E&A △SK바이오사이언스 △넷마블 △GS △CJ제일제당 △LG이노텍 △오리온 △엔씨소프트도 편출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통상 MSCI 지수에서 편출되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다. 패시브 펀드와 같은 지수 추종 펀드들이 해당 주식을 매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리밸런싱에서는 대거 편출이 예상되는 만큼 코스피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IPO를 준비하는 '대어'들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기업가치가 조 단위를 넘는 기업들은 해외기관 투자자들의 투심이 흥행의 가늠자가 되곤 하는데, 패시브 자금 유출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해외기관들의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대표적으로 DN솔루션즈는 상장 시기를 기존 2월에서 5월께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기관투자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UBS증권, BoA메릴린치가 주관사단에 합류했지만, 이번 MSCI 리밸런싱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DN솔루션즈 IPO로 엑시트를 노리고 있는 재무적투자자(FI)들도 마찬가지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마찬가지다. 특히 올해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 중 몸값이 높은 기업들은 FI들이 구주매출로 엑시트를 노리고 있다. 시장 전체가 위축되면 FI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의 내부수익률과 가격을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 CNS도 당초 계획보다 몸값을 줄여가며 상장했지만, 상장 당일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올해 IPO 투심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평가됐던 LG CNS도 국내 정치 불안정성, 환율 변동성 등으로 해외기관들의 참여가 기대보다 적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상장 당일 공모가를 하회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모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뒤따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SCI 편출 영향으로 해외자금이 빠진다면 중소형주보다는 해외자금 유치가 필요한 대형주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 있다"며 "공모 시장 자체가 침체돼 상장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기업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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