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mage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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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한파로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기업들의 눈높이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공모 일정을 늦췄던 기업들이 몸값을 낮추는 형태로 증시 입성에 도전하고 있다. '대어'로 꼽힌느 기업들의 공모 일정을 앞둔 가운데 LG CNS의 수요예측 결과가 향후 시장 분위기를 가를 수 있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일정을 미뤘던 기업들이 올해 초 몸값을 낮추면서 상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해 11월 상장을 연기한 이후 공모 희망밴드를 17% 낮추면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공모가는 밴드 하단에 걸친 1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와이즈넛도 지난달 13일 공모주식수 170만주를 90만주로 줄이면서 투자자 부담을 낮춘 모습이다. 몸값을 낮췄지만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64.9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밴드 하단을 밑도는 1만7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지난해 말에는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과 투자하는 기관들의 '적정가'를 바라보는 시선 차이가 컸다. 다만 더이상 상장을 미룰 수 없다는 기업 자체 판단과, 주관사들의 전략 수정을 기업들이 받아들이면서 증시에 입성하는 모양새다. 

현재 IPO 시장은 경기 침체와 증시 불안정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지난해 의무보유확약(락업) 비율 감소와 관련해 주가 변동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락업 확대와 공모가 산정 방식 개선을 추진함으로써 '공모가 뻥튀기' 논란을 방지하려한다는 점에서 지난해 대비 적정한 가격으로 기업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진들에게 가격이나 몸값 낮추기를 제안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에서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달 상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6조 대어' LG CNS도 기존 7조에서 몸값 낮춰 도전하는 사례로 꼽힌다. 공모 규모는 최대 1조2000억원 가까이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공모총액 기준 최대 규모다.

시장은 LG CNS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LG CNS가 몸값을 낮춘 만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올해 상반기 IPO 분위기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LG CNS의 흥행 여부는 단순히 상장 성패를 넘어 상반기 IPO가 예정된 DN솔루션즈, 롯데글로벌로지스, 케이뱅크 등 다른 대형 기업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LG CNS의 경우 ㈜LG 주주들에게 실익이 적다는 점과 맥쿼리PE의 엑시트 목적이 강하다는 잡음이 있다. 다만, 꾸준한 수익창출과 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흥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LG CNS 수요예측은 이날 오후 5시까지다. 결과는 17일 공시될 예정이다. 일반청약은 21~22일 진행하고, KB증권과 메릴린치·모간스탠리가 공동대표주관, 미래에셋·신한투자·JP모간·대신증권이 공동주관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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