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전경. =사진=동양생명
동양생명 전경. =사진=동양생명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지주와 매각 일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순익과 건전성 감소로 기업가치가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당국과 정무위원회 측이 우리금융지주 인수 과정을 지적하는 상황에서 동양생명은 내부 노조원들과 갈등이 고조돼 향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도 눈길이 쏠린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동양생명의 전 최대주주 다자보험(42.01%)과 안방그룹홀딩스(33.33%)는 우리금융지주에 동양생명 기명식 보통주 전량을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후 관련법령에 따른 관계 당국의 승인 등 선행조건이 충족되면 해당 거래가 종결된다. 인수 절차가 제대로 마무리될 경우 우리금융지주는 1조2839억원의 매매대금을 통해 동양생명 발행주식 총수의 약 75.34%를 확보하게 된다.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동양생명의 실적 및 건전성 지표가 떨어지며 기업가치가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양생명이 공시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순이익은 연결 기준 1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가량 하락했다.

투자 부문의 손해 등이 순익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동양생명의 투자손익은 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6%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동양생명의 파생상품 관련 수익은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97%가 줄었다.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로 알려진 지급여력비율(K-ICS) 역시 167.1%로 전년 말 대비 26.3%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가치 하락 우려 외에도 인수 주체인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여부도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과 정계에서도 이번 인수 과정을 들여다보며 지적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간담회 현장에서 "당국이 인허가를 하는 사안인 만큼 리스크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서 금융위원회나 금감원과 소통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기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련 토론회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원래는 기관 경고 등을 받으면 대주주 자격이 없는데, 우리금융지주는 2009년도에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특례제도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면제받은 것"이라며 "이걸 악용해서 그런 (인수) 결정을 한 거에 대해서 대단히 우려스러운 지점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밖에 고용승계를 두고 동양·ABL생명 노조와 의견 조율도 마치지 않은 상황이다.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의 지원 하에 결성된 동양·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인수 완료 후 양 사 직원들의 고용관계 유지 △인수 완료 전까지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과 각종 합의서에 대한 사용자 지위 승계 등을 요구 중이다.

실제 우리금융지주의 인수 결의 직후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측은 대주주 적격 심사까지 고용 승계 관련 교섭이 없을 경우 기자회견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동양생명 입장을 듣기 위해 복수의 홍보 담당자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이들은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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