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동시 인수를 결정했다.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까지 인수 계약을 맺으며 약 10년 만에 종합금융지주 청사진을 다시 그렸다.

하지만 변수가 남았다. 금융당국 승인이다.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강경 대응을 예고한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에 눈길이 쏠린다.

28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지분은 동양생명 75.34%, ABL생명 100%로 각각 1조2840억원, 2654억원으로 총 인수가액 1조549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PBR은 실사 기준일인 2024년 3월말 기준 각각 0.65배, 0.30배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계획을 밝힐 때마다 "오버페이는 없다"고 반복 강조했다.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책정한 예산은 1조9000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예산보다 약 3500억원 낮은 가격에 생명보험사 두 곳을 품게 됐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총자산은 약 50조원으로 인수를 무사히 마치면 우리금융 생명보험사는 단박에 업계 6위에 올라선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보험사 인수 시 염가 매수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 순자산가치는 약 3조6000억원 이상이다. 우리금융 인수가액을 고려하면 약 2억원의 염가매수 차익을 볼 전망이다.

문제는 인수 완수 가능 여부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착수한 수시검사에서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한 350억원 규모의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금융은 손 전 회장은 물론이고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5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해당 사건이 제때 보고되지 않았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금융사 인수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허가가 필요하다.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금융사는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 조치를 받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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