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녀온 곳은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북서울꿈의숲 둘레길이다. 북서울꿈의숲은 원래 놀이공원 드림랜드가 있었던 곳이다. 2000년대 이후 드림랜드가 쇠락하자 서울시가 녹지공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드림랜드 부지를 인수했다. 주변 지역을 포함해서 드림랜드의 2배에 달하는 녹지공원으로 조성하여 2009년에 개장했다. 

공원 전체가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로 둘러싸여 도심의 섬과 같은 형상이다. 서울시는 공원을 관통하는 도로로 인해 물리적으로 단절되었던 오패산(오동공원)을 하나로 연결하는 둘레길 조성사업을 추진해 2023년 11월에 둘레길 조성이 완료되었다. 

북서울꿈의숲 공원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북서울꿈의숲 공원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북서울꿈의숲 둘레길은 인위적으로 새롭게 조성된 길이 아니라 북서울꿈의숲과 오동공원내 기존 산책로를 연결해 오패산과 벽오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아우르는 최고의 코스가 만들어진 것이다. 

둘레길의 총 길이는 4.4km로 1시간반~2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필자는 오패산나들길을 따로 소개한 바 있어 이번에는 오패산을 빼고 벽오산을 중심으로 북서울꿈의숲을 한바퀴 도는 3.5km 내외의 코스를 걸었다.

둘레길 안내도.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북서울꿈의숲은 돌곶이역(6호선)에서 내려 3번출구로 나와 버스로 5분 정도 이동하면 바로 도착한다. 공원 양옆으로 벽오산과 함께 우거진 숲이 공원을 감싸고 있는 형태이다. 북서울꿈의숲 둘레길은 공원을 숲길을 따라 한바퀴 도는 코스이다. 

둘레길을 걷기 전에 공원 구경을 먼저 하기로 했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공원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공원 구경을 미루고 둘레길을 걸었다면 후회했을 뻔했다. 멋진 공원 풍경에 매료되어 사진찍기에 정신이 없다. 이리 찍어도 이쁘고 저리 찍어도 멋지다. 

황홀한 풍경들이 계속 눈앞에 펼쳐졌다. 공원 중앙 언덕 벤치에 앉아 공원을 내려다 보며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하늘정원에 와 있는 느낌이다. 정신을 차리고 원래 계획했던 둘레길을 걸어 본다.

북서울꿈의숲 공원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둘레길은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잘 정비돼 있었다. 가파른 계단 길도 없고 그저 숲 속의 맑은 향기를 마음껏 들이켜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새 소리에도 취해 보고 바람 소리에 취해도 본다. 벽오산을 따라 숲길을 걷다 오패산으로 새로 연결된 길을 뒤로 하고 공원 쪽으로 내려간다. 공원 끄트머리를 관통해서 벽오산을 마주보고 있는 낮은 능선을 타고 다시 숲길을 걷는다.

둘레길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이번 북서울꿈의숲 둘레길에는 얼마전 은퇴한 친구가 동행을 해 주었다. 이런 저런 애기들을 나누며 숲길을 걷는다. 30년 넘게 다녔던 직장에 대한 미련은 숲길에 던져 버리고 새로운 꿈을 숲길을 걸으며 찾아본다. 

둘이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 있게 걸으니 1시간 반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코스가 끝나갈 무렵 벤치에 앉아 긴 휴식을 취한다. 바람이 너무 시원하게 부니 일어서기가 싫어 진다. 그대로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땀을 식힌다.

둘레길 전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얼마나 쉬었을까,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출발지로 다시 나와 근처 주택단지 내에 있는 정곡골목시장을 찾았다. 시장 간판도 없고 그냥 주택단지 내에 길게 늘어선 골목시장으로 생각보다 너무 단촐했다. 

기대했던 시장의 모습이 아니라 조금은 실망했다. 시장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시장을 서둘러 둘러보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돌곶이역 인근에 있는 전통시장인 돌곶이시장을 방문했다. 돌곶이시장은 규모가 쾌 큰 시장이다.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전통시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옛날 주택단지내에 위치해 있어 골목골목마다 푸근한 풍경들이 전통시장과 잘 어우러진 모습이다. 돌곶이전통시장을 둘러보고 친구와 함께 주린 배를 채워 본다.

돌곶이시장 주변 풍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돌곶이시장 주변 풍경.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돌곶이시장.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돌곶이시장. 사진 = 안병국 객원기자 

북서울꿈의숲 둘레길 코스는 경사가 완만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며 벽오산 숲길 산책로 코스는 바닥을 흙길로 정비해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둘레길 주변의 불필요한 샛길을 폐쇄해 산림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산림생태 회복에 많은 공을 들인 모습이다.

둘레길 이외에도 공원내에는 아이들을 위한 초대형 잔디광장이 있고,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높이 50m의 전망대도 있다. 멋진 공원도 둘러보고 편하게 둘레길도 걸을 수 있으니 기쁨도 두 배가 된다. 이번 주말 일상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북서울꿈의숲에서 치유하고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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