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검토를 앞두고 현재 영업 중인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스뱅크 출범과 함께 중저신용자 포용을 강제한 반면 기업대출 등 규제 문턱은 아직도 높아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달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성과를 점검하고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인가 관련 준비를 시작한다.
금융권에서는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을 두고 상이한 의견이 나온다. 제4인뱅 컨소시엄이 소상공인, 시니어 특화 은행을 자처하는 만큼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운영 중인 인터넷은행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규제 완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뒤늦게 강제한 중저신용자 포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지만 수익성 확대 통로는 적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여러 차례 인터넷은행 출범 취지가 중저신용자 포용이라고 강조해왔으나 지난해 일부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자 비중을 30%로 통일했다.
인터넷은행 3사는 올해 1분기 모두 중저신용자 목표치를 달성했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건전성이 떨어지는 만큼 잔액이 커질수록 충당금도 늘어나야 한다.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연체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이러한 리스크에도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 대출을 늘리고 있으나 사실 '중저신용자 포용'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출범 당시 인터넷전문은행에 요구한 목적이 아니다.
지난 2018년 12월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앞두고 기존 인터넷은행 출범 후 성과를 '중금리 대출 공급 활성화 노력을 지속해 중저신용자(4등급 이하) 은행 접근성을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당시에는 비중 확대를 제시하지 않고 향후 보완과제로 중금리대출, 중소기업 대출 등 적극 취급을 위한 관련 분야 데이터·경험 축적 및 경영진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짚는데 그쳤다.
금융연구원이 2015년 개최한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세미나 자료에도 포용금융,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토스뱅크 출범 직전인 2021년 5월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자료가 나왔다.
토스뱅크는 당시 영업 개시 전임에도 금융당국 요청에 따라 전체 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케이뱅크 인가 당시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에서도 신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표현을 쓰는데 그쳤다.
2015년 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계획 평가항목으로 제시한 사항은 △사업모델 혁신성 △사업모델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해외진출 가능성 △국내 금융산업 발전·경쟁력 기여 등 5가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에는 보도설명자료를 내며 "금융감독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시 핵심 평가항목으로 혁신성 외 포용성 및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을 포함해 심사했다"고 밝혔다.
반면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영업만 영위하는 탓에 기업대출 진출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인터넷전문은행법 제정 5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한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 국장은 "현재 당국 규제 기조가 인터넷은행 3사 중기대출 영업에 있어 불편한 수준인지 균형 있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인터넷은행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익원을 더욱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은행이 흔들리는 이유는 자본이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영업 행위보다는 건전성에 좀 더 우선 순위를 두고 감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법 2조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업무는 전자금융거래 방법으로만 가능해 기업대출이 어렵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이 대면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에 사전 보고를 거쳐야 하지만 여태껏 실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 다변화와 몸집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인가는 2016년인데 2018년에 중금리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데 그쳤다면 사실 중저신용자 포용은 출범 취지라고 하긴 어렵지 않느냐"며 "중저신용 대출을 늘릴수록 연체율이 늘어나 건전성 지표는 나빠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4곳이 모두 소상공인·개인사업자 혹은 시니어 등 상대적 금융 약자를 노리고 나오는 만큼 자본력과 건전성에 있어서는 더욱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대면 영업이 어렵고 개인사업자가 주요 고객이면 자본력이 기존 인터넷은행보다 훨씬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소상공인이나 금융소외계층을 잡지 못한 것도 아니니 어느 정도 효과를 보려면 꽤 시간이 필요할 텐데 자본, 건전성을 이유로 규제가 그대로라면 당국이 제4인뱅에 기대하는 효과를 보기까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카·케·토 '제4인뱅' 출범 도약대 될까 [이슈 더보기]
- 인뱅 3사,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초과 달성
- 우리은행,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중소기업 대출 공략
- 신한은행, 더존비즈온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 검토
- 은행 BIS자본비율, 홍콩 ELS 배상에 뒷걸음질
- 토스뱅크, 1분기 순익 148억…3분기 연속 흑자
- 기업은행 '참전' 판 커지는 제4인뱅
- 케이뱅크, 이자이익 확대로 차별 꾀할 수 있나
- 4월 은행 연체율 0.48%…전월比 0.05%p↑
- 인터넷은행 주담대, 1년 만에 11조원 늘었다
- 제4인뱅, 관건은 실현 가능성…건전성 극복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