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리스크에도 탄탄한 실적을 자랑했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 상승과 ELS 관련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올해도 리딩금융을 지킬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491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5087억원) 대비 30.5% 하락했지만 이익 창출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KB금융 이익 하락은 홍콩H지수 기초 ELS 관련 충당금 적립 탓이다. KB금융은 1분기 보상비용으로 8620억원을 쌓았다.
일회성 비용이 늘면서 순이익은 감소했으나 그룹 총 영업이익은 4조412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745억원) 대비 22.6%p 늘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 덕을 톡톡히 봤다. 2024년 1분기 KB국민은행 이익 기여도는 37%다. 뒤이어 KB손해보험이 순익 2925억원으로 기여도 28%, KB증권 순이익 1980억원으로 기여도 19%다.
비은행 계열사 대부분이 전년 대비 실적이 상승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KB증권은 지난해 1분기(1406억원) 대비 40.8%p 상승을 이뤘다.
KB국민카드는 조달비용 상승과 낮은 결제 수수료로 업계 전반이 고전하고 있음에도 당기순이익 139억원으로 1년 새 82%p 뛰었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p, 11%p 올랐다.
KB캐피탈도 지난해 1분기 순익 469억원에서 올해 616억원으로 31.3% 올랐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 4분기 680억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113억원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자본 비율이다. 보통주자본비율(CET1) 13.4%, BIS 16.54%p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다변화된 이익구조 기반 안정적인 이익 창출 여력을 증명했다"며 "업종 내 자본 비율 우위는 변함이 없다"고 짚었다.
KB국민은행도 일회성 충당금으로 순이익은 크게 줄었으나 이익 창출 능력은 여전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순이자마진(NIM)이 1.87%로 4대(KB·신한·하나·우리)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순이자마진은 금융사 자금 운용수익에서 자금조달비용을 뺀 것을 운용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사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원화 대출금도 기업대출이 2조원 늘면서 전분기 대비 0.6%p 증가한 344조원으로 집계됐다.
ELS 관련 리스크를 1분기에 털어낸 점도 하반기 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은 "ELS 대출 보상 관련 3월말 홍콩H지수 기준에 일부 버퍼를 줘 8620억원 가량 적립했다"며 "H지수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추가손실 가능성은 없다 생각하고 일회성 요인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하는 등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지리란 기대도 크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진행 시 연간 주당 배당금은 3200원에 달할 것"이라며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40%로 2023년 37.7% 보다 2%p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워낙 좋고 홍콩H지수가 오르고 있어 2~4분기 갑작스러운 리스크가 없다면 리딩금융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