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PF 부실 등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으로 국내 7개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충당금을 늘린 만큼 올해 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BNK, DGB, JB 등 국내 주요 7개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6조5723억원으로 전년 17조3077억원 대비 4.24% 감소했다.
7개 금융지주 중 2023년 결산 당기순이익이 상승한 건 KB금융뿐이다. KB금융은 지난해 4조6319억원의 이익을 거머쥐며 사상 최대 실적을 세웠다.
KB금융을 제외한 6개 금융지주는 마이너스 실적을 냈다. 특히 BNK금융지주는 실적 악화에 주당 결산 배당금이 510원으로 지난해보다 115원 감소했다.
순익 감소 주요인은 은행권이 공동 진행하는 민생금융지원과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다. 은행권은 금융당국 기조에 따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상 이자 환급을 골자로 하는 민생금융지원방안 금액을 차출했고 이 중 50~95%가량을 지난해 실적에 반영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도 일제히 늘렸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각각 대손충당금 3조1464억원, 2조2512억원, 1조7148억원, 1조8807억원을 적립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70.3%, 80.8%, 41.4%, 112.4% 늘어난 수치다.
지방금융지주의 경우 BNK금융 9626억원, DGB금융 6068억원, JB 4424억원으로 1년 새 각각 7.29%, 73.8%, 70.9% 적립을 늘렸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사 자산건전성은 나빠졌다. 2023년 4대 금융지주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 평균은 187.5%로 2022년 대비 22% 하락했다.
연체율도 문제다. 지난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건설업 연체율은 평균 0.48%로 전년 대비 22bp 올랐다. 5개 지방은행(경남·부산·대구·전북·광주)은 건설업 연체율을 따로 공시하지 않았으나 전체 연체율 평균이 2022년 0.40%에서 2023년 0.62%로 22bp 상승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시작으로 건설업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도 부동산PF 대비를 단단히 하는 모양새다. KB금융은 부동산PF와 상업용 부동산에 745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고 하나금융지주는 부동산PF 전체 규모 7조9000억원에 충당금 적립률을 5%로 책정했다.
다만 지난해 적립한 충당금이 올해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회성 요인에 따른 대비를 마쳤고 올해 별다른 변수가 없어서다.
최철수 KB금융 부사장은 "현재 시점에서 최악을 가정하고 충당금을 쌓은 만큼 올해 충당금 적립은 이정도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내년 충당금 적립 확대를 두고 "지난해 비은행 부문 손실흡수 능력 제고를 위해 2000억원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부동산PF 부문 전수을 마쳐 내년 충당금은 경상적 수준으로 쌓을 것"이라고 답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충당금 증가율이 가장 낮은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추가 충당금은 사업장별로 검토해 보수적 관점에서 충당금을 적립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 평가도 긍정적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 2024년 예상 순익은 약 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익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19% 상승한 3조원의 순익을 거두리라고 진단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3년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중 증권 투자금융(IB) 관련 자산 평가 손실이 4000억원 가량 늘어난 점을 감안했을 때 올해 더 보수적 부동산PF 충당금 적립을 감안해도 증액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2024년 연결 순익 증가율을 기존 9.7%에서 11.4%로 상향했다.
지방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김 연구원은 "2023년 대규모 비용 발생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BNK·DGB·JB금융지주는 올해 전년 대비 각각 8%, 11.8%, 8%의 실적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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