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먹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위험 노출액(익스포져)이 상당한 가운데 추가 손실발생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1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25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는 14조4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완공된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차수익 등을 수취하는 구조다. 

투자형태는 부동산펀드와 리츠·지분투자가 8조7000억원 규모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발부채 규모는 4조4000억원으로 부동산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에 제공한 신용공여 등으로 구성됐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는 미국과 유럽지역이 각각 6조6000억원, 5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이 8조8000억원으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미국 오피스 공실률은 19.6%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중심의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펀드 8조3000억원에 대해 약 1조8000억원(22%)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4조6000억원의 펀드에 대해 약 40%의 높은 평가손실률을 보였지만, 3조6000억원에 해당하는 해외 부동산펀드에 대해서는 아직 손실을 인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분기 해외부동산 관련 손실을 추가로 인식했으나 임차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의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예리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에 대한 추가손실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부동산 익스포져가 1조원을 넘는 곳은 미래에셋·NH투자·메리츠·신한투자·대신증권이며, 6개사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는 약 31%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 부담이 클 수록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선임연구원은 "미래에셋·하나·메리츠·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해외부동산 관련 손실규모가 상당한 점을 고려할 때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에 대해 대규모 손실인식을 단행한 것이 증권사 실적저하의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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