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 ATM이 늘어서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은행 ATM이 늘어서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은행이 지난해 고금리 기조에 힘입어 이자이익으로만 59조2000억원을 벌었다. 다만 증가율은 크게 둔화하며 순이자마진(NIM)은 2022년 4분기 고점을 기록한 뒤 내림세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국내은행 영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21조3000억원으로 2022년(18조5000억원) 대비 15%(2조8000억원) 늘었다.

시중은행은 2022년 11조6000억원에서 2023년 11조8000억원으로 15%(2조8000억원) 올랐으나 지방은행은 같은기간 1조5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8.5%(-1000억원) 감소하며 고전했다.

증가 폭은 인터넷전문은행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곳은 2022년 순익 800억원에서 2023년 3500억원 대로 326.3% 증가했다.

다만 이는 대부분 카카오뱅크 성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549억원의 순익을 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아직 지난해 결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고금리 기조에 '장사'라고 비판받은 이자이익은 59조2000억원으로 2022년(55조9000억원) 대비 3조2000억원(5.8%) 늘었다.

숫자는 늘었지만 이자이익 증가율은 2022년 21.6%에서 2023년 5.8%로 크게 줄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지난해 4분기 1.71%로 고점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1분기 1.68%, 2분기 1.67%, 3·4분기 1.63%로 내림세를 보였다.

비이자이익은 5조8000억원으로 2022년(3조5000억원) 대비 68% 증가했다. 특히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1000억원에서 5조원으로 4450% 상승을 기록했다.

판관비는 26조6000억원으로 전년(26조3000억원)보다 1.1% 늘었다. 다만 조직 슬림화와 희망퇴직금 축소로 인건비는 15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9%(5000억원) 감소했다. 물건비는 7000억원(7.5%) 증가한 10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국내은행이 적립한 대손비용은 10조원으로 1년 전보다 3조6000억원(55.6%)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국내은행은 대출자산 확대와 순이자마진 개선에 힘입어 순익이 증가했고 대손충당금 산정 개선 등으로 충당금 적립을 늘려 손실흡수능력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고금리에 따른 신용리스크 확대 우려 및 순이자마진 축소 가능성 등 리스크요인이 잠재돼 있어 은행이 위기대응능력을 갖추고 본연의 자금 중개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 건전성 제도를 지속 정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5월 1일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부과하고 스트레스 완충 자본 제도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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