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이 수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양종희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되면서 양 내정자는 오는 21일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양 내정자 앞에는 상생금융이라는 당면한 과제와 함께 비은행 기여도 강화라는 장기적인 숙제도 놓였다.
17일 KB금융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종희 부회장을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최대 주주 국민연금을 비롯해 출석 주식 수 대비 97.52%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문사 ISS와 글라스루이스는 지난 6일 "안건을 검토·분석한 결과 강조할 만한 중요한 이례적 요인이 없다"며 KB금융 주주에 양 내정자 선임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KB금융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지난 15일 제14차 위원회를 열고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 안건에 찬성했다.
양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1989년 주택은행에 입행했고 2008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에는 전략 담당 상무, 부서장을 거치며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인수를 담당했으며 이후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를 맡았다.
양 내정자는 KB손해보험 대표 재직 당시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며 KB손해보험이 주요 계열사가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 이후 2020년에는 가장 먼저 지주 부회장직을 달았다.
양 내정자는 지난 2017년에도 최종 회장 후보에 올랐다. 당시 양 내정자는 면접을 고사했으나 오랜 기간 KB금융에 근무했고 윤종규 회장이 지주 부사장일 때 처음 인연을 맺은 만큼 역량 검증은 충분하다는 게 주요 의견이다.
앞으로 최소 3년간 KB금융을 이끌 양 내정자의 가장 큰 숙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상생 금융이다.
KB금융 순이익 중 은행 비중은 60%대로 타 금융지주 대비 낮다. 하지만 내년 은행 대손비용 확대와 연체 증가 등으로 순익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비은행 분야 강화가 중요한 상황이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양 내정자를 "KB손해보험 순이익을 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는 토대를 다지며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끌었다"고 평가한 만큼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비은행 기여도 상승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이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도 이슈다. 올해 상반기 KB부코핀은행은 84억원의 순익을 냈으나 3분기 다시 957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8년 인수 후 1조5000억원 규모를 투자한 만큼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강조하고 있는 상생 금융도 풀어야 할 숙제다. 초과 이익에 부과하는 '횡재세' 도입 논의는 적지만 국민 고통을 분담하라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양 내정자는 취임 전 금융당국과 만나 이에 대한 논의를 나눌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20일 8개 금융지주 회장단과 만나는 자리에 윤 회장이 아닌 양 내정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양종희 내정자는 "국내 최고 리딩 그룹 KB금융의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하고 선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며 "국내 경기, 금융 산업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주주들께서 KB금융에 기대하는 것들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KB금융 이사회와 윤종규 회장이 추진해 온 중장기 자본 관리 방향과 주주 환원 확대 정책을 적극 부응하고 더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9년 임기를 마치고 용퇴를 결정한 윤종규 회장은 "앞으로 KB금융을 이끌어갈 양종희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는 그룹 전략 연속성과 끊임없는 목표 추구를 위한 비전, 능력을 갖춘 준비된 리더로 지금까지 제게 베풀어주셨던 성원을 양종희 내정자에게 베풀어주시고 배전의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양종희 내정자의 새로운 KB 출범에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 KB금융, 양종희 회장 선임 가결…21일 공식 취임
- 국민연금, KB금융 양종희 회장 선임에 찬성표
-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연임 '청신호'
-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 "KB금융 양종희 회장 선임 찬성 권고"
- 금융당국, 4대 지주 회장 회동…키워드는 '상생금융'
- 윤종규 KB금융 회장 "노란 휘장, 내려놓는다…행복한 추억 감사"
- 금융당국, 은행에 횡재세 대신 '실질적 지원' 강조
- KB, 양종희 시대 개막…"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 만들자"
- 양종희 KB회장 "일상 된 '불확실성'…충격에 더 단단해져야"
- 은행·증권사, 비정규직 차별로 시정조치
- 양종희 KB금융 회장, 이웃 사랑 성금 200억 전달
- '양종희 호' KB금융, 6개 계열사 수장 교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