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이재근 행장이 21주년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이재근 행장이 21주년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KB금융 '양종희 호' 출범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주 수장 교체와 함께 계열사 CEO도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최대 실적과 디지털 개편을 이끈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연임에 무게가 쏠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정희 부회장의 회장 선임 및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이재근 행장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만료된다.

금융지주 회장이 바뀔 경우 일반적으로 계열사 사장단에도 변화가 생기지만 그간의 성과와 윤종규 회장의 지원에 힘입어 연임 예상이 지배적이다.

KB국민은행 규정상 이 행장 임기는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한다. KB금융은 통상적으로 계열사 대표이사 연임 시 기존 임기 2년에 1년을 추가한다.

이 행장은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해 KB금융 재무기획부장, 재무총괄 상무를 거쳐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와 영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이후 이 행장은 2021년 만 55세로 계열사 사장단 중 가장 젊은 나이로 국민은행장에 올랐다.

취임 성과도 긍정적이다. 이 행장 취임 전인 2021년 국민은행 순이익은 2조5908억원에서 지난해 2조996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익은 2조855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인 순수수료이익이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국민은행 누적 순수수료이익은 2조7668억원으로 2021년 3분기(884억원) 대비 212% 증가했다.

이자이익 역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7조3319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7조원을 넘어섰다. 취임 이후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목표로 개편에 나선 KB스타뱅킹도 월간이용자수(MAU)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며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윤종규 회장의 지원 사격도 연임이 예상되는 주요 요소다. 윤 회장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취임할 당시 은행CEO로 뒷받침해 줄 사람이 없어 행장을 겸임하며 은행 정상화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양종희 내정자는 이재근 행장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 저보다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 외에도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 계열사 대표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9명이다.

그럼에도 윤 회장이 이 행장만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임기 1년 연장을 암시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재근 행장이 리딩뱅크 자리를 확실히 했고 조직 분위기 등을 고려해 구태여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윤종규 회장의 발언도 연임에 유효하게 작용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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