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코프로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가 시총 코스닥 1위에 등극했다. 최근 2차전지 테마주 열풍과 더불어 공매도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6월 공매도 물량이 많았던 에코프로 주가가 7월 급등하면서 사실상 개미 주주들이 일단락 승리를 거뒀다는 해석이다.

반면 공매도는 꾸준히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일어왔다. 개인들에겐 제한이 많아 99%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제도 보완을 약속하고 현재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정해 공매도를 허용했지만 전면 재개도 언급한 만큼 개미 투자자들은 여전히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최근 시가총액 33조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1위에 등극했다. 전날 에코프로 주가는 125만9000원에 마감하며 시총 33조52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에코프로 시가총액이 6100억원(코스닥 16위)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파죽지세다.

이런 급등세 배경에는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그룹에 대한 관심 상승과 함께 공매도 세력과의 싸움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에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투자방식이다. 만약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하면 공매도에 배팅했던 투자자는 손실이 무한대로 커진다.

최근 에코프로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매도도 덩달아 늘어 지난 6월 말 기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166만539주에 달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7월 말에는 60만5510주로 63.54%%나 급감했다. 반면 7월 한달간 외국인이 에코프로를 1조1552원 순매수했다.

이러한 외국인 매수세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으로 손실이 발생하자 추가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이런 급격한 매수는 주식 가격을 더욱 상승시켜 포지선을 커버하지 못한 공매자들의 손실액은 더욱 커진다. 이는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 7월 한달간 에코프로 주가는 75만4000원에서 120만7000원으로 60.08% 승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100만원을 넘어섰다. 당시 쇼트 스퀴즈가 일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에코프로를 두고 개미 주주들이 공매도 세력과 싸워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최근 주요 증권사에서는 에코프로 급등 현상에 주의를 당부하면서도 설명이나 언급은 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에코프로의 지난 21일 기준 공매도 잔고는 74만200주로 7월 말(65만4695주)과 비교하면 8만5505주가량 늘어난 상태다. 외국인 보유율은 6%대에서 8%까지 올라온 상태다.

공매도가 많이 포진된 상황에서의 주가 급등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공매도에 필요한 증거금이나 보유 기간이 개인들에게 턱없이 불리하다는 점 등으로 공매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비판받아 왔다.

현재 금융위는 일부 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허용한 상태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융위는 급격한 주가 하락을 우려해 전면 중단 했다가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정해 한시적으로 풀었다. 전면 재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15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중장기적으로는 공매도 전면 재개 방향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고 시장 상황을 계속 판단하며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상반기 주요성과 중 하나로 공매도 제도 보완을 꼽았다. 지난 3월 증권선물위원회가 공매도 규제 위반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최초로 부과하는 등 시장 제도에 지각변동도 일었다. 지난해 7월엔 불법공매도 적발·처벌을 강화해 즉시 시행하고 추가적인 공매도 제도 개선 사항도 밝혔다.

그러나 개미들은 여전히 공매도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박지모(박순혁 지키는 모임) 회원들은 "공매도 전면 재개에 앞서 공매도 전산화를 실시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매도 제도 개선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 조속히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에코프로 급등 사태가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긴 하지만 국내 역사상 한 섹터가 대부분이 한꺼번에 급등한 최초의 사례"라면서도 "현재 공매도 세력들이 매우 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매도 전면 재개는 언젠간 해야 한다는 데 동의는 하지만 공매도 제도 개혁이 우선적으로 돼야한다"며 "현재 무기한 가능한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가능 기간을 3개월로 통일하고, 적발 시스템을 구축하고, 담보 비율도 일본과 같이 개인이나 기관이나 모두 130%로 맞추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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