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마지막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수요예측이 진행되는 가운데 흥행 여부를 두고 불안감이 커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요예측에 돌입했는데 시장의 기대감은 사그라들었다. 이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가 상단이 하향된 데다가 이후에도 2차전지 관련주들이 약세를 이어가면서 공모 흥행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로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은 지난 8월 말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미국 테슬라 실적이 크게 둔화하면서 약세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11일 한차례 공모 상단이 4만6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비교회사들의 기업가치가 그만큼 낮아졌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요 수익모델과 밀접한 니켈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8~9월 이차전지주 주가가 고점을 찍고 내려오던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공모가 밸류에이션을 산정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에서 정정 요구를 통해 10월10일까지의 주가를 반영, 밸류에이션을 다시 진행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공모가 산정에 반영한 국내 동종기업은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총 3곳이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공모희망가 밴드를 재산정한 이후 각각 9~20% 추가 하락했다.
공모가 상단이 조정된 이후에도 하락세는 여전하다. 지난 11일과 비교했을 때 지난 27일 종가 기준 엘앤에프는 11%, 포스코퓨처엠은 26%, 코스모신소재는 7%가 빠졌다.
니켈가격도 문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력제품은 하이니켈 전구체다. 광물 국제시세에 일정 수준 마진을 얹는 형태로 가격이 책정된다. 그러나 2023년 초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니켈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0월27일 니켈 가격(LME 기준)은 올해 초와 비교해 42% 하락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수요예측은 다음 달 3일까지다. 공모 청약은 11월8~9일이다. 13일 납입을 거쳐 20일 전후 상장을 완료한다. 이번 공모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최소 일주일, 기관의 경우 수요예측 시점부터 대략 2주 가까이 '2차전지 주가 변동 리스크'에 노출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기관보다 개인이 좋아할 종목이란 평가가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도 약세장에 부딪히면서 지갑을 닫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회전율은 0.66%로 올해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0.87%) 대비 24% 낮은 수치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이 이차전지 주가 하락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더 많이 감소했다"며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수요 등에 대한 목표치를 낮추자 판매량이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감 등에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종은 다르지만, 분위기는 서울보증보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전에 IPO '대어'로 꼽힌 SGI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3일~19일 수요예측 진행 결과 대다수 참여 기관이 공모가 하단 이하에 주문을 넣으며 흥행 참패를 겪었다. 보험업계 기업들에 비해 PBR이 높아 기업가치가 과대평가 됐다는 해석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SGI서울보증보험은 상장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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