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증권사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CFD(Contract For Difference, 차익 결제거래) 미수채권 우려 등으로 2분기 전망은 쉽게 예단할 수 없을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일 2023년 1분기 당기순이익이 25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6.4%, 전 분기 대비로는 무려 2339.5%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각각 3416억원, 3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60.3% 상승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1169.5%, 1653.8% 올랐다.
이는 대규모 채권평가이익이 반영된 덕이다. 삼성증권은 WM사업에서 자산 1억 이상 고객 수가 전 분기 대비 15.5% 올랐고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순수탁수수료 역시 전 분기보다 42.3%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고 시장금리가 안정되면서 운용 손익과 금융수지 등은 전 분기 대비 988.9% 상승을 기록했다.
실적발표를 마친 기타 주요 증권사 역시 전 분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전 분기 대비 172% 상승한 262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안정적이고 다각화된 수익 기반을 갖추고 시장 상황에 따른 효율적 대응과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로 사업 부문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2924억원으로 실적발표를 마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증권가와 신용평가사는 증권사의 호실적에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CFD 미수채권에 따른 대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 목표가를 13만7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하향조정하며 "최근 CFD사태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상황이라 미수채권 발생 및 일부 충당금 전입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4조원 달성에 따라 연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예상했으나 이 또한 보류되면서 자본 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증권사가 CFD 관련 고객 채권 미회수로 실적이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CFD는 사업 구조상 미수채권 회수 리스크를 증권사가 부담하게 된다. 증거금 납부 시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자에게 구상권 청구가 가능하지만 투자자가 개인 파산을 신청해 수용되면 손실은 증권사 몫이 된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증권사 신뢰도에 영향을 미쳐 고객기반 훼손으로 이어지면 중장기적 실적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CFD는 주로 중소형 증권사가 많이 운용했으나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로 대형증권사 역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CFD 서비스에 공을 들였다. 자기자본 5조원 이상 대형증권사 중에는 미래에셋증권만 CFD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CFD 영업에 크게 개입하지 않아 영업을 많이 했고 반대매매로 미수금도 회수할 수 있어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 유치에 신경을 썼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미수금 피해가 꽤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