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가 2차 파업을 예고했다. 1차 파업의 여파가 크지 않았던 만큼 추가 파업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매우 좋지 않고 참여율도 저조할 것으로 보여 2차 파업 역시 1차 파업의 재탕 또는 극적 타결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오는 30일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진행한 1차 총파업 이후 임단협에 큰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한 건 6년 만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7개 은행의 평균 참여율은 9.4%로 매우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16일 1차 총파업 당시 서울 광화문, 용산에 모인 숫자는 노조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1만3000명이었다.
주요 은행 직원이 대부분 불참한 가운데 국책은행들 위주로 총파업이 진행됐다. 특히 산업은행의 경우 전 직원 3400여 명 중 16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IBK기업은행 역시 노조원 절반이 참여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30일 2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동력은 이미 크게 떨어진 상태다.
노조의 총파업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데 실패하고 내부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흐르는 데다 사측 역시 금융권 전반에 걸친 비판 여론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사측에 임금 6.1% 인상, 주 4.5일제 도입 등 34개 안 개정을 요구했다.
노조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6% 이상인 점을 인상 근거로 들고 있다.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임금인상률은 실질임금 삭감이라는 주장이다.
사측은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서민 이자 부담이 높아지자 은행에서는 앞다퉈 대출 금리를 인하하며 고통 분담에 나서고 있는 만큼 6%대 임금 인상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판관비가 상승하면 이는 예금 금리 인하 혹은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측이 인사제도를 포함해 여러 사안에 대해 열린 태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일부 개선안은 소비자 혜택과 직결되는 만큼 모두 수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의 인당 평균 임금은 1억원 이상이다. 그럼에도 금융노조가 임금인상 등 과도한 개정을 요구하며 욕심을 부린다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다.
여기에 주 36시간제 등 업무시간 축소 요구 역시 여론의 빈축을 샀다. 코로나19 이후 은행의 운영시간은 기존 대비 1시간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업무시간 복귀 기준은 ‘실내마스크 해제’다. 금융소비자는 수 차례 영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해 왔다.
이렇게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추진된 1차 총파업은 시민 불편까지 야기했다. 1차 총파업 당시 광화문에서 용산까지 행진 과정에서 도로를 막아 일부 버스 운행이 마비되는 등 교통체증이 발생하자 시민 불편은 더욱 커졌다.
30일 2차 총파업까지는 10일이 남았다. 금융노조 파업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실패했고, 2차 총파업에서도 시중은행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2차 총파업이 일어나더라도 1차 파업 ‘재탕’이 될 전망이다.
남은 10일 내로 협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금융노조 내부에서도 2차 총파업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어 노사 양측의 협상 극적 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 관계자는 “단체교섭안에 대한 일부 논의가 진전된다면 임금협상도 자연스럽게 입장을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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